부모의 처신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우리 사회에서 365일 뉴스거리가 되는 주제가 있다면 단연 학교 폭력일 것이다. 일상적인 학교 폭력을 비롯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의 학창시절 갑질, 언어 폭력에 대한 뉴스는 끊이질 않고 있다. 이 같은 고발성 보도가 나가면 수일 이내에 가해자가 공개 사과하는 속보 기사가 뒤따르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물론 가해자의 진정성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하지만 가해자의 부모가 사회 지도층이거나 해당 분야의 권력자일 때에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반성은커녕 가해자인 자신의 자녀를 방어하기 급급하거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다. 정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 가족 모두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보도를 접한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전학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을 벌인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자식 교육을 똑바로 하라고 훈계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만은, 옛 사람의 글에서는 잘못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처신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중국의 시인 도연명은 노비 한 명을 자식에게 보내면서 “이번에 이 일손을 보내 나무하고 물 긷는 수고로움을 돕게 하마. 그도 사람의 자식이니라, 잘 대우해야 한다”라고 편지를 썼다. 아들의 노비에 대한 갑질을 걱정한 글이다.
조선 중기 해남 출신 시인 백광훈은 “듣자니 너희가 남을 업신여기는 태도가 있고, 남의 허물을 즐겨 말한다 들었다. 놀라서 비통해 죽고만 싶다. 남에게 한 번이라도 몸가짐을 잃게 되면 평생 다시 남에게 쓰이게 되기 어려운 법이다. 앞으로 이 버릇을 없애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면 다시는 너희를 보지 않겠다”고 편지를 썼다. 요즘으로 말하면 자식들이 언어 폭력을 일삼는다는 주변 말을 듣고, 아예 버릇을 고치기 위해 작정한 듯 보인다.
자식이 사랑받고 성공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타인에 대한 갑질과 학폭만큼은 단호히 훈계해야 한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
하지만 이 보도를 접한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전학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을 벌인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 해남 출신 시인 백광훈은 “듣자니 너희가 남을 업신여기는 태도가 있고, 남의 허물을 즐겨 말한다 들었다. 놀라서 비통해 죽고만 싶다. 남에게 한 번이라도 몸가짐을 잃게 되면 평생 다시 남에게 쓰이게 되기 어려운 법이다. 앞으로 이 버릇을 없애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면 다시는 너희를 보지 않겠다”고 편지를 썼다. 요즘으로 말하면 자식들이 언어 폭력을 일삼는다는 주변 말을 듣고, 아예 버릇을 고치기 위해 작정한 듯 보인다.
자식이 사랑받고 성공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타인에 대한 갑질과 학폭만큼은 단호히 훈계해야 한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