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창밖 풍경 - 김미은 문화부장
8분 전에 올라온 사진은 네팔의 오래된 도시 포카라 풍경이다.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산과 알록달록한 집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이국적이다. 포카라에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케리 베리가 찍은 사진이다. 10분 전에는 잉글랜드에 사는 마리아가 자신의 부엌에서 찍은, 눈 내린 겨울 풍경을 올렸다. 아름다운 모습에 사람들의 댓글이 이어진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사진들은 페이스북 ‘View from my window’에서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 페이스북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진들은 모두 ‘자신이 머무르는 곳의 창문’에서 보는 모습들이다. 세계 각국에서 촬영한 수십만 장의 사진에는 각각의 사연이 담겨 있다.
“오랜 시간 단 하나의 풍경만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당신. 그 하나뿐인 창밖 사진을 전 세계인들에게 공유해주세요.”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한 사진작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난 2020년 3월. 벨기에 출신 프리랜서 디자이너 겸 사진작가 바르바르 뒤리오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각자의 창밖 풍경 사진을 공유하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고립된 삶 속에서 사랑하는 이들과의 만남이 어려워진 사람들은 너도나도 사진을 찍어 올리며 자신의 안부를 전하고, 누군가의 안부를 물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달 만에 200만 명이 참여해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 중국 베이징, 아프리카의 보츠와나 카치카우 등 100여 개 도시 20만 개가 넘는, 각자가 바라보는 창밖 풍경을 올린 것이다.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약 260여 개의 풍경은 사진집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고립되었던 전 세계인을 연결한 따뜻한 희망의 프로젝트’로도 출간됐다.
코로나 기세는 한풀 꺾이고 이제는 해외여행도 가능해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사진을 찍어 올린다. 22일 현재 페이스북 가입자가 350만 명에 달한다.
아마도 사람들은 힘든 시간을 서로 위로하며 건너는 사이,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고, 그 소중함을 서로 나누는 법을 배우고 있는지 모른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오랜 시간 단 하나의 풍경만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당신. 그 하나뿐인 창밖 사진을 전 세계인들에게 공유해주세요.”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한 사진작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난 2020년 3월. 벨기에 출신 프리랜서 디자이너 겸 사진작가 바르바르 뒤리오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각자의 창밖 풍경 사진을 공유하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약 260여 개의 풍경은 사진집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고립되었던 전 세계인을 연결한 따뜻한 희망의 프로젝트’로도 출간됐다.
코로나 기세는 한풀 꺾이고 이제는 해외여행도 가능해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사진을 찍어 올린다. 22일 현재 페이스북 가입자가 350만 명에 달한다.
아마도 사람들은 힘든 시간을 서로 위로하며 건너는 사이,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고, 그 소중함을 서로 나누는 법을 배우고 있는지 모른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