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한글 인사 - 송기동 예향부장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터키 지진 이후에도 여러분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사는 아홉 살 소년 후세인 카간이 최근 유엔 기념공원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한글 인사를 보냈다. 앞서 지진 피해 지역인 안타키아 주민 엠레 씨는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숙영지 텐트에 한글로 또박또박 ‘형제 나라. 고마워 형’이라고 썼다. 생존자 여덟 명을 구하고 시신 19구를 수습하는 구조 활동을 마친 후 돌아가는 한국 긴급구호대에 고마움을 표하는 현지인의 감사 인사였다. 귀국길에 오른 긴급구호대원들은 기내에서 튀르키예인들의 “당신들이 흘린 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한국어 감사 인사 영상을 접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명민호(30) 일러스트레이터는 한국전쟁 당시 한국 소녀에게 초콜릿을 건네는 튀르키예 군인 모습과 지진 현장에서 튀르키예 소녀에게 물을 건네는 한국 긴급 구호대의 모습을 대비시킨 그림을 그렸다. 그는 그림을 통해 70여 년 전 한국전쟁때 대규모 전투 병력을 지원하고 가족을 잃은 고아들을 챙겼던 튀르키예에 연대와 위로를 전했다. 그림의 모티브가 된 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 군인 슐레이만 하사와 다섯 살 한국 소녀 ‘아일라’(김은자 씨)의 실화는 한국·튀르키예 합작 영화 ‘아일라’(Ayla·감독 잔 울카이)로 만들어져 2018년 개봉됐다.
규모 7.8의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시리아를 돕기 위한 다양한 기부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진행되고 있는 긴급 모금에 참여해 적지만 마음을 보탰다. 독일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요아힘 바우어는 ‘공감하는 유전자’에서 “인간이 ‘유전자의 관점에서’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 지향적이고 사회 진화적인 삶을 살도록 정해져 있다”면서 “공공심을 키우며 타인을 자발적으로 돕는 사람들은 비단 타인에게만 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도 좋은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한다. 한글로 또는 한국어로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인들이 강진이 남긴 상실감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기를 응원한다. /송기동 예향부장 song@kwangju.co.kr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사는 아홉 살 소년 후세인 카간이 최근 유엔 기념공원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한글 인사를 보냈다. 앞서 지진 피해 지역인 안타키아 주민 엠레 씨는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숙영지 텐트에 한글로 또박또박 ‘형제 나라. 고마워 형’이라고 썼다. 생존자 여덟 명을 구하고 시신 19구를 수습하는 구조 활동을 마친 후 돌아가는 한국 긴급구호대에 고마움을 표하는 현지인의 감사 인사였다. 귀국길에 오른 긴급구호대원들은 기내에서 튀르키예인들의 “당신들이 흘린 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한국어 감사 인사 영상을 접하고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