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에너지 신사업·균형 발전 견인…특산품 판로 넓혀 지역과 상생
세계 유일 에너지 특화 대학 설립
592개 기업 2조8220억 투자 유치
입주기업, 1만3173명 고용 창출
에너지 산업 혁신생태계 조성
지역 특화 공동 연구개발 거점 활용
2023년 01월 20일(금) 18:00
정승일 한전 사장은 에너지밸리(나주 혁신산단) 입주기업 데스틴파워를 찾아 미래형 에너지 저장장치 연구·개발 방향을 논의했다.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조성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에 지난 2014년 둥지를 텄다.

내년 나주 이전 10년을 맞는 한전은 혁신도시와 인근 산단을 중심으로 에너지밸리를 만들고, 세계 유일 에너지 특화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를 설립하며 지역의 지속성장 기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혁신도시 조성 2기를 앞두고 한전이 빛가람혁신도시에서 10년 가까이 추진해온 ‘에너지밸리’와 ‘지역 상생’ 발자취를 비춰본다.

◇2조8220억원 투자유치…광주·전남 오는 기업들=한국전력은 지난 2014년 본사 나주 이전 시점부터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와 인근 산단을 중심으로 에너지밸리를 조성해왔다.

에너지 기업과 연구·교육기관 및 관계기관 등이 한데 모인 ‘에너지밸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글로벌 스마트 에너지 허브’를 표방하고 있다. 관련 기업과 기관이 집적 효과를 내며 전력과 에너지산업 전반의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에너지산업 혁신 생태계를 스스로 구축하는 데 목표가 있다. 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장기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을 이룰 핵심 역할을 한다.

한전과 기업, 자치단체, 학계, 관계기관 등은 에너지에 특화된 산업 클러스터(집적 단지)를 육성하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전은 지난 2015년 3월 에너지밸리기업 1호를 유치한 뒤 지난해 말까지 누적 592개 기업과 투자협약을 마쳤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투자유치를 약속받은 금액은 2조8220억원 규모이다. 이 가운데 26.2% 비중인 7386억원이 실제 투자로 이어졌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광주·전남에 구축된 에너지밸리에는 현재 319개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에너지밸리 조성 초기에는 주로 한전에 납품하는 전력 기자재 생산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협약과 지역 이전이 이뤄졌다.

이후 전력 정보통신기술(ICT)을 포함한 에너지신산업 분야 기업 참여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 신산업 분야 기업이 전체 투자협약 기업 중 77%(460개사)를 점유하고 있다.

에너지밸리 입주 기업들은 모두 1만3173명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전은 에너지밸리 조성 초기부터 기업 활동을 돕기 위해 다각적인 정착지원사업을 추진해왔다.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저금리 대출을 연계하는 등 금융 지원을 하고 에너지 분야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R&D) 지원도 진행했다.

에너지밸리 구상도
에너지밸리 조성이 가속하면서 500개사 기업 유치는 예상보다 빨리 달성됐다. 한전은 앞으로 양적 성장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뛰어넘는 질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2030 중장기 추진 방안을 설정했다.

에너지밸리 2단계 질적 성장의 핵심에는 에너지 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이 있다.

에너지밸리를 아우르는 광주·전남은 풍부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한전의 기술 정책을 실제로 구현하는 거대한 ‘테스트 베드’(시험대) 역할을 한다. 광주·전남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한전은 에너지밸리를 지역 특화 공동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혁신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전남도와 나주시, 한국에너지공대, 혁신기업 등과 협력해 광주·전남을 에너지 혁신의 기술개발 중심지로 키워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나주에 문 연 한전 에너지신기술연구원은 에너지 중점 과제에 대하나 기술 개발과 실증·사업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한국에너지공대 등 대학과 기초·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전남도 역점 사업인 해상풍력발전과 태양광 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원은 기업협력 시험동을 상시 개방하면서 전국의 에너지 혁신기업들의 기술개발과 실증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한전 관계자는 “에너지밸리는 에너지신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며 “한전은 에너지밸리가 가까운 미래의 에너지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에너지 산업을 견인할 혁신적인 기업을 배출하고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인재 키우고 농특산물 판로 넓히고=한전이 위치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와 가장 가깝게 소통하는 사업 중 하나는 ‘1처1촌 자매마을 교류’이다.

이 사업은 한전의 각 부서와 이전지역 마을이 결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한전과 자매마을이 된 나주 지역 마을은 43곳에 달한다.

한전 직원들은 자매마을에 가서 일손을 돕고, 마을에서 나온 농특산물을 사주며 마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지난해에는 농촌 고령 농업인의 생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르신 생활안전 꾸러미’를 지원하기도 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기준 9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매마을에 있는 고령인 가구 430곳에 안전 꾸러미를 전달했다.

한전은 명절마다 ‘상생 팔도장터’를 열어 나주 등 지역 농특산물 판로를 넓혀주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한전의 지역 농산물 구매 실적 11억2000만원 가운데 ‘상생 팔도장터’ 구매액(2억1000만원)은 19% 비중을 차지했다.

한전은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온라인몰 등을 활용해 나주 배 등 지역 농특산물을 구매했다.

지역 상생을 위한 한전의 사회공헌 사업에는 청년 인재 양성도 포함된다. 한전은 서울 청년이 지역에서 창업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청년 창업지원 사업‘넥스트 로컬’을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과 여성기업 등 8개팀은 광주·전남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대면·비대면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혁신도시 단기근무 청년들을 위한 단기 거주 플랫폼 개발과 강진 작약·수국을 사용한 입욕제 등 소재도 다채롭다.

한전과 전력그룹사인 한전KDN, 한전KPS, 전력거래소 등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청년 채용시장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공공기관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7월부터 12월까지 7차례에 걸쳐 취업 정보를 공유하고, 직무 체험을 제공해왔다. 한 차례에 20여 명의 광주·전남지역 대학생과 특성화고 졸업 예정자가 이 교육에 참여했다. 지난 2021년 첫발을 내디딘 멘토링 사업은 나주시 일자리사업 국비를 추가 확보하면서 애초 계획(5회)보다 확대 운영됐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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