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 방음터널 안전 기준 강화해야
2023년 01월 03일(화) 00:05
경기 과천시 방음터널 화재 사고를 계기로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방음터널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시는 오늘부터 민관 합동으로 시내 방음터널에 대한 안전 관리 실태를 긴급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29일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 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다섯 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을 입는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한데 따른 조치다.

점검 대상은 광주시에서 관리 중인 일곱 곳과 광주순환도로투자(주)·광주순환(주) 등 민간 업체에서 관리하는 세 곳 등 총 열 곳이다. 연기 제거 시설·송수관 등 소화 활동 설비와 유도등·비상 주차대 등 피난 대피 설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고 작동하는지 등을 점검한다. 터널의 균열, 구조물의 안전성 등도 살필 계획이다.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이번 조사가 단순 실태 파악에 그쳐서는 안된다. 우선 과천 사고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화재에 취약한 플라스틱 자재 사용 여부, 방재 시설 미비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터널 내부 제연 설비를 보강하고 방음터널 시설을 불연 소재로 전면 교체하는 인프라 확충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이번 사고로 드러난 법·제도적 허점도 보완해야 한다. 방음터널을 소방법상 안전 점검 대상에 포함시키고 화재뿐 아니라 태풍·폭설·지진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안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방음터널에서 작은 사고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인명 피해를 낼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각종 사고에 대비해 종합적인 매뉴얼 제작 등 안전 인프라를 보강해야 한다. 이제 대형 참사 후 대책을 마련하는 후진국형 재난 시스템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정부와 당국은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제거해 국민 안전을 지키는 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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