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엔 버킷 리스트 실현을-김우진 광주대 사진영상드론학과 4년
2022년 12월 20일(화) 00:30
“버킷 리스트를 가지고 있나요?” 겨울 방학을 앞둔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던진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버킷 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리스트다.

나의 버킷 리스트는 무엇일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1~2학년에는 분명 버킷 리스트가 존재했다. 해외여행, 지리산 등반, 한라산 올레길 트레킹 등 너무나 많은 것을 생각했다. 하지만 3~4학년이 되니, 버킷 리스트가 취업이다. 다른 버킷 리스트를 생각해 본다면 취업 전에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나는 지금 대학 마지막 겨울 방학을 보내고 있다. 이제 졸업이다. 현재에는 학교에서 연계해 준 진로·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었다. 운이 좋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들은 취업에 대한 고통 지수가 매우 높다. 이유는 치솟는 금리로 인해 집을 구하는 것도 힘들고, 전공과 관련된 곳에 취업도 힘들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 고통 지수를 토대로 ‘세대별 체감 경제 고통 지수’를 계산한 결과, 15∼29세 연령대가 25.1로 나타나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자료를 보면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 가운데 ‘물가 상승’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으며 얼어붙은 취업 시장도 어려움을 더했다.

현재 청년들이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라디오 한 언론사의 아나운서가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이 낮다’는 뉴스를 전하며 “일반 기업에서는 기피 부서에 성과금을 더 내어 주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번에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사회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실 청년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답은 정해져 있다. 청년들의 취업을 보장하고 물가에 적합한 연봉을 책정하면 된다. 그리고 노동 시간을 지켜주며, 집값 걱정 없이 집을 구입하게 해 주면 청년들은 행복하다. 꿈 같은 이야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현실과 다르다.

청년들이 고립되고 있다는 뉴스도 눈에 띈다. 코로나와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한다. 취미를 누릴 수 있는 생활은 생각도 못한다. 오로지 먹고살기 위한 취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졸업을 미루는 친구들도 증가하고 있다. 매년 악순환이다. 지난해에도 졸업을 미루며 취업문을 두들기는 선배들이 있기에, 올해와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과 경쟁을 해야 한다. 내년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주려 한다면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책이 화두로 떠오른 시절이 있었다. 논쟁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논쟁처럼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냐”가 정답이 되어 버렸다.

올해 겨울에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고 싶다. 서두에서 말한 취업 전 혼자 여행 떠나는 것.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다. 이에 대한 노력을 정당하게 인정받고 싶다. 정부와 지자체도 조금 더 통합적으로 청년의 문제를 바라보고 개선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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