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확산 조류독감, 농장 간 전파 막아야
2022년 12월 06일(화) 00:05
전국 최대 오리 사육지인 전남 지역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다. 올 가을 들어 첫 발생 3주 만에 다섯 개 시군, 아홉 개 농장에서 확진되며 전방위로 번지는 양상이다. 살처분된 닭·오리만 15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그제 무안군 종오리 농장과 함평군 산란계 농장에서 각각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장 반경 1㎞ 이내 가금류 52만 1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이로써 올 가을 이후 전남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사례는 나주 다섯 곳, 장흥·고흥·무안·함평 각 한 곳 등 모두 아홉 곳으로 늘었다. 이는 충북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함평군의 다른 산란계 농장에서는 H5형 항원이 검출돼 고병원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전남도는 해당 산란계 농장과 반경 1㎞ 가금 농장에서 키우는 가금류 12만 7000마리를 살처분했다. 현재까지 전남에서 AI로 살처분된 닭·오리만 147만 마리에 이른다.

올해는 AI 바이러스가 유난히 강하고 전파 속도도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더욱이 이달 들어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기 온도가 내려가면 AI 바이러스는 활발해지는 반면, 소독약이 어는 등 방역 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철새들이 예년보다 훨씬 빨리, 훨씬 많이 찾아온 데다 폐사체 등의 감염률이 두 배 이상 높은 점도 걱정거리다.

전남에서도 사육 규모가 가장 큰 나주와 영암에 고병원성 AI가 확산될 경우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방역 당국은 이들 시군에서 발생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방역 및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확대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농가에서 농가로 확산하는 수평 전파의 차단이다. 농장에 출입하는 차량과 사람에 대한 통제·소독, 축사 출입 시 전용 장화 신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예찰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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