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결원’ 방역 전담 공무원 처우 개선부터
2022년 12월 01일(목) 00:05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조류독감)가 전남 지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6일 장흥 육용 오리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후 보름만에 고흥, 나주 등 세 개 시군 다섯 개 농장에서 65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특히 전국 최대 가금류 사육지인 나주에선 세 개 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최일선에서 차단 방역을 전담하는 수의직 공무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벌써부터 업무 과중에 대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남 22개 시군의 수의직 공무원 총 정원은 78명이지만 현재 근무중인 인원은 16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80%가 결원인 셈인데 목포·장흥·해남 등 여섯 개 시군에는 아예 한명도 없다.

올해 전남 지역 첫 조류독감 발생지인 장흥의 경우 수의직 공무원 세 명 증원을 요청했지만 한 명도 채우지 못했다. 전남도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난 1월 ‘수의 7급’ 채용 공고를 내고 47명을 모집했지만 응시자가 없어 다섯 명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이례적으로 지난 9월 재공고를 내고 42명을 선발하려 했지만 이번에도 두 명밖에 뽑을 수 없었다. 수의직 공무원 인력난은 일선 현장뿐 아니라 가축 시료 채취와 전염병 검사 업무를 담당하는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도 마찬가지다. 82명이 정원이지만 현원은 65명뿐인데, 이 중에서도 지난 3년간 17명이 스스로 회사를 떠났다.

인력난의 원인은 열악한 처우와 과중한 업무 탓이 크다. 반려동물 시장 확대 속에 동물병원을 개업하면 수의직 공무원 연봉을 한 달이면 버는데 누가 월급도 적고 힘든 가축 방역 현장에 가려 하겠는가. 군복무 대체 제도인 공중 방역 수의사가 운영되고 있지만 수의직 공무원에 대한 처우 개선 없이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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