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놀이터’에 어떤 풍경 있을까…정승원 판화전
카페트 등 30여점
11월 8일까지 광주 롯데갤러리
2022년 10월 24일(월) 20:35
‘playground’
판화작가 정승원의 작품은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다채로운 모습으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판화 속 배경 속에도 숱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마치 ‘월리를 찾아라’에 등장하는 월리를 찾듯, 동그란 안경에 비니를 쓰고 언제나 등장하는 작가의 모습을 찾는 것도 작은 즐거움 중 하나다. 작가는 관람자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선물처럼 안겨주고 싶어한다.

늘 기억 속의 장소와 그 곳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작품 소재로 삼아온 그는 유학했던 독일 풍경,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스페인 등의 추억을 판화로 찍어냈다. 광주로 돌아와서는 양동시장의 풍경을 담아내기도 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즐거운 추억을 소재로 작업하는 판화작가 정승원 개인전이 오는 11월8일까지 광주 롯데갤러리에서 열린다.

‘우리들의 놀이터(Our playground)’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신작 등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카페트 등 새로운 형식의 작업도 만나는 자리다. 독일 브레멘국립예술대 통합디자인과를 졸업한 정 작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유학을 마칠 무렵 판화를 접한 뒤 지금은 실크스크린 판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정승원 작 아쿠아리움
전시 주제에 맞춰 새롭게 선보이는 ‘놀이터’ 시리즈는 작가가 아이와 늘 다니던 놀이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작품이다. 미끄럼틀 타는 아이, 모래놀이 하는 아이, 싸우는 아이 등 저마다의 일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작품에 등장하는 놀이터는 아이들의 해방공간이지만, 유년의 추억을 갖고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새’가 점잖게 탁자에 앉아 있기도 하는 그의 작품은 유머러스하다. 여기에 밝은 색감의 화면이 어우러져 경쾌한 느낌을 자아낸다. 판화 작품은 아무래도 회화보다는 색을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색의 투명도 등에 신경을 써 색을 선택하는데 각기 다른 색의 조합으로 찍어낸 ‘놀이터’는 각각의 매력을 뽐낸다.

‘벼룩시장’은 새 시리즈의 ‘출발’을 알리는 작품이다. 얼핏 필요없는 물건처럼 보이지만, 벼룩시장에 나온 물건은 개인의 기록과 기억이 쌓인 소중한 것들이라는 점이 작가의 호기심을 자극해 작업 소재로 삼았다.

전시에서는 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전래동화 10편에 나오는 ‘호랑이들’을 등장시킨 작품, 푸른빛이 인상적인 아쿠아리움 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또 ‘놀이터’ 작품을 따뜻한 느낌이 나는 대형 카페트로도 제작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정 작가는 안동 하회탈 작업과 한지를 활용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며 놀이터 시리즈도 확장시킬 계획이다. 특히 내년 5월 오승우미술관 초대전에서는 설치, 영상 작업 등 확장된 작업세계를 펼쳐보일 예정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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