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요즘 달러 가치는 그야말로 천정부지다. 지난 1월 0.25%였던 미 금리는 8개월만에 3.25%로 뛰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2.50%)를 역전해 달러가 미국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1달러가 1400원을 돌파하면서 우리나라 경제도 비상이다. 달러 가운데 가장 고액권인 100달러 지폐에는 벤자민 프랭클린이 그려져 있다. 1달러에는 조지 워싱턴, 2달러 토마스 제퍼슨, 5달러 에이브러햄 링컨, 10달러 알렉산더 해밀턴, 20달러 앤드류 잭슨, 50달러 율리시스 심슨 그랜트 등인데, 이 가운데 대통령이 아닌 사람은 프랭클린과 해밀턴이다.
특히 프랭클린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업적을 쌓았다. 인쇄공 출신으로 자수성가해 독립선언서 작성에 참여하고 미국 헌법의 초안을 만들었다. 그는 역사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주위를 설득하고 갈등을 정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실천이 말보다 낫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고통 없는 이익은 없다” 등 셀 수도 없다. 이 가운데 “뭉쳐라, 아니면 죽는다”(Join, or Die)도 있다. 이 말은 1754년 5월 조지 워싱턴의 식민지군이 프랑스군에 패하자 분열이 그 원인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50년 10월 27일 평양 탈환 환영 시민대회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018년부터 전라도라는 이름으로, 이후 호남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함께했던 광주, 전남, 전북이 자꾸 ‘소지역주의’에 매몰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민선 7기 광주·전남이 서로 경쟁하며 쓰라림을 겪은데 이어 이번에는 전북이 특별자치도를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인구·경제 규모 등에서 영남·충청에 크게 뒤쳐진 호남이 쪼개져 서로의 이익을 ‘쟁투’한다는 의미다.
해방 이후 계속 쪼그라들기만 했던 이 지역에서 광주·전남은 더 챙겨가려고 했고, 전북은 그로 인해 서운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상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역사에서 증명됐듯 분열은 필패로 가는 길이다. 광주·전남이 전북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안아 호남 부흥을 꾀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
해방 이후 계속 쪼그라들기만 했던 이 지역에서 광주·전남은 더 챙겨가려고 했고, 전북은 그로 인해 서운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상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역사에서 증명됐듯 분열은 필패로 가는 길이다. 광주·전남이 전북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안아 호남 부흥을 꾀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