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증이 내려갔다” 이창진 끝내기 스리런…KIA, 연장패 갚았다
이틀 연속 NC와 연장 승부… 남하준 프로 첫승
최형우 ‘3점포’ 3700루타·15년 연속 10홈런 달성
2022년 08월 19일(금) 23:17
KIA 이창진이 19일 NC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스리런을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호랑이 군단’이 연장 10회 터진 이창진의 스리런으로 극적인 끝내기 쇼를 연출했다.

KIA 타이거즈가 19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3차전에서 12-9 끝내기 승을 거뒀다.

8월 1할 타율에 그쳤던 이창진이 9-9로 맞선 10회말 1사 1·2루에서 NC 마무리 이용찬의 포크볼을 좌측 담장 밖으로 날리면서 경기를 끝냈다. 전날 ‘연장 11회 9실점’ 역전패의 악몽을 지운 시원한 홈런이었다.

앞선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 10K쇼를 펼쳤던 선발 이의리가 3회까지 5점의 득점 지원을 받았지만 4이닝(92구) 7피안타 5볼넷 4탈삼진 8실점(6자책점)으로 흔들리면서 어려운 경기가 전개됐다.

0-0으로 맞선 2회, 소크라테스의 볼넷과 김선빈의 우전 안타 그리고 상대의 폭투로 만든 2사 2·3루에서 황대인의 2루 땅볼로 KIA가 선취점을 만들었다.

류지혁의 볼넷으로 시작한 3회에는 박찬호가 3루 실책으로 나가면서 무사 1·2루가 만들어졌다. 이창진의 보내기 번트에 이어 나성범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최형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격한 KIA는 소크라테스와 김선빈의 연속 안타로 5-0을 만들었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4회초 이의리가 야수들의 잇단 수비 실수 속 난타를 당했다.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던진 3구째 148㎞ 직구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이어 마티니를 내야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권희동에게 볼넷, 노진혁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김주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면서 투 아웃은 만들었지만 이명기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만루에 몰렸고, 패스트볼이 나오면서 두 번째 점수를 내줬다.

이어 박민우에게 볼넷, 손아섭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유격수의 포구 실책 등이 겹치면서 4회에만 11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6실점했다.

5회에는 노진혁에게 투런포를 맞으면서 이의리의 등판이 일찍 마무리했다.

5-8로 뒤진 7회말 최형우가 ‘클래스’를 보여줬다.

류지혁의 볼넷으로 시작해 박찬호가 1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무사 1·2루에서 이창진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나성범의 방망이가 헛돌면서 투 아웃.

최형우를 상대하기 위해 NC 김영규가 마운드에 올랐다.

최형우는 전날 경기에서도 김영규에게 삼진을 당하는 등 상대전적에서 8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부진했었다.

한가운데 초구를 지켜본 최형우가 2구째 변화구에 헛스윙을 했다. 2개의 공이 바깥쪽으로 벗어나면서 2스트라이크 2볼에서 5구째 134㎞포크볼이 날아왔다.

최형우의 방망이가 움직였고, 이내 공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3698루타를 기록했던 최형우가 한 번에 4루타를 더하면서 3700루타 기록을 작성했다. 이승엽(4077루타), 양준혁(3879루타)에 이어 KBO리그 역대 세 번째 기록.

또 이 한 방으로 ‘10홈런’을 채우면서 15년 연속 10홈런도 동시에 작성했다. 장종훈, 양준혁, 최정에 이어 통산 4번째 기록이다.

9회 두 팀이 1점 씩주고받으면서 승부는 10회로 이어졌다.

김재열-김정빈-박준표에 이어 남하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남하준이 선두타자 박민우를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운 뒤 손아섭은 2루 땅볼로 처리했다. 그리고 천재환도 3루 땅볼로 아웃시키면서 분위기를 끌고 왔다.

10회말 1사에서 류지혁이 중전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박찬호의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1사 1·2루, 이창진이 이용찬의 초구 130㎞ 포크를 공략해 경기를 끝내는 3점포를 장식했다.

이와 함께 이창진의 첫 끝내기 홈런과 남하준의 프로 첫 승이 기록됐다.

남하준은 “공이 넘어가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7년 만의 첫승이기는 한데 생각 안 하다가 갑자기 승을 해서 잘 모르겠다. 당황 많이 했다. 얼떨떨하다”며 “자신 있게 미트만 보고 던지자고 생각했다. 포크가 주무기인데 오늘은 각이 좀 작아서 직구를 강하게 던지면서 잡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2군 안 내려가게 준비 잘해서 잘 던지려고 많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점수 안 주고 볼넷 없이 잘 막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승리의 주인공이 된 이창진은 “짜릿하고 좋다. 체증이 내려간 것 같다. 배트를 짧게 잡았다. 중심에만 맞히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타이밍이 좋게 걸렸다. 어떤 공이든 중심에 맞히자는 생각이었다. 맞는 순간 ‘갔다’라는 것을 알았다”고 끝내기 소감을 말했다.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타석에서 안 좋은 공 참아야 했는데 빨리 결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부진했던 것 같다”며 8월 부진을 이야기한 이창진은 “득점권에서 3번으로 이어주지 못하고 끊어먹은 경우가 많았다. 팀에 미안했는데 오늘 한 경기로 그렇겠지만 기분은 좋다. 새로운 마음으로 내일부터 힘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팀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좋은 분위기 이끌어서 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언급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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