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2년 08월 05일(금) 00:45
일본 원자로규제위원회가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정식 인가함에 따라 인접국으로서 방사능 피해가 예상되는 한국과 중국 정부가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원자폭탄의 방사능 피해를 가장 크게 입었던 국가였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무려 77년이 지났지만 그 피해와 후유증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따른 방사능 피해는 한국과 중국 해역에 수십 년 넘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방사능 피해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피해에서 아직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반인륜적인 행위이다.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터진 것은 77년 전 여름 이맘때였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15분 30초. 미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서태평양 티니안섬 기지를 출발한 B29 ‘에놀라 게이’호는 상공 9750m 지점에서 히로시마에 길이 3.05m, 무게 4t의 ‘리틀 보이’로 이름 붙여진 원폭 1호를 터뜨렸다.

상공 580m에서 리틀 보이가 폭발하자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참사가 벌어졌다. TNT화약 1만 2500t 규모의 원폭이 터지자 엄청난 불기둥이 치솟으며 도시의 60%가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24만 명이 방사능과 고열, 그리고 후유증으로 죽어 갔다. 방사능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은 자자손손 이어져 오늘날까지도 일본을 괴롭히고 있다. 리틀보이에 이어 사흘 뒤인 8월 9일 2호 원폭이 나가사키에 떨어지자 일본 천황은 항복을 선언했다.

원자폭탄과 방사능으로 인한 끔찍한 피해를 경험한 일본은 해양 방류로 인해 바다로 스며든 방사성 물질이 일본을 포함한 한국·중국의 해양 환경과 국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 우리 정부가 중국에 비해 일본 오염수 방출 대응에는 다소 미온적이란 지적이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문제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일방적인 방류를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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