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승철, 승리 부르는 ‘행운의 투수’
동점 등 위기 상황 등판
잇따른 역전승으로 시즌 3승
“승리도 좋지만 선발승 지켜주고 싶어”
2022년 04월 21일(목) 12:00
유승철
‘예비역’ 유승철이 KIA 타이거즈의 승리를 부르는 ‘행운의 투수’로 눈길을 끌고 있다.

유승철은 지난 19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1-3으로 뒤진 6회말 2사 1·2루에서 시즌 6번째 출격에 나섰다.

유승철이 6회 위기를 넘겨준 뒤 7회도 깔끔하게 처리해주자 KIA 타선이 7회말 4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8, 9회 장현식과 정해영이 출격해 6-3 승리를 합작했고, 유승철의 3승이 기록됐다.

유승철은 한화와 홈경기가 열린 지난 5일 2-2로 맞선 1사 만루에서 전역 후 첫 경기에 나섰다. 긴장감 가득한 상황에서 유승철은 희생플라이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처리했고, 8회도 잘 마무리해줬다.

KIA는 이날 8회말 나온 류지혁의 역전 결승타로 개막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KIA 첫 승 주인공은 유승철이었다.

유승철은 7일 한화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출격해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19일에도 분위기 싸움을 이끌며 3승 투수가 됐다.

유승철은 “호랑이 해인데 호랑이 띠이고 KBO리그 40주년, 타이거즈 40주년인데 등번호가 40번입니다. 뭔가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선발 후보로 경쟁을 했던 시범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유승철의 활약은 개인은 물론 팀에도 반갑다.

유승철은 “시범경기 때 너무 안 좋아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첫 경기 때 내가 나갈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 코치님이 믿고 내보내주셨다. 믿음을 받는다는 생각에 잘 던지고 싶었다”며 “서재응 코치님께서 내 직구가 ‘한화 타자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올렸다’면서 직구만 던지라고 하셨다. 직구로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있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동료들도 한마음으로 유승철의 자신감을 키워줬다.

유승철은 “첫 등판하고 내려왔는데 ‘승철이 승 한번 만들어 주자’는 분위기였다. 두 번째 승 할 때도 이범호 코치님이 ‘승 또 만들어주자’면서 선배님들도 그렇게 해주시니까 잘되는 것 같다. 선배님, 코치님들이 상황을 만들어주셔서 3승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8년에 1군에 있을 때와 차이가 있다. 그때는 자책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시즌은 기니까 한 경기로 다음 경기에 지장 가지 않게 하자고 하고 있다. 원래 뻔뻔하지 않은 사람인데 뻔뻔하게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잘 나가는 유승철의 가장 큰 무기는 리그에서도 손꼽는 직구다.

유승철은 “데이터 팀에서도 (직구 구위가)상위권이라고 하니까 자신감이 생긴다. 포수 형들도 한가운데 던져도 된다고 해서 스크라이크존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 타자들이 직구 의식하니까 변화구 같은 것에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승철은 자신의 승보다는 팀의 승리를 생각하면서 시즌을 보낼 생각이다.

유승철은 “내가 승리해서 좋은 게 아니라 팀이 이기면 좋다. 필승조를 아껴도 되는 타이밍에 내 역할 충실하면 팀입장에서 손해를 줄이고 이득을 높일 수 있는 효율성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승리하면 좋지만 선발 투수 형들이 승리하면 좋겠다. 나는 승리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팀을 이야기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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