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환경청 사라진 새끼 삵 3마리 현장 조사
2022년 04월 12일(화) 20:45
함평군 대동면 금곡리 일원에서 발견된 새끼 삵 3마리. <독자 제공>
전남의 한 골프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난 여름 발견됐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새끼 삵 3마리 <광주일보 4월 11일자 6면> 사건과 관련해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12일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영산강환경청은 13일 오전 사업승인기관인 함평군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공사 현장을 찾아 보호종 폐사 및 서식지 훼손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환경청은 앞서 12일 함평군 대동면 금곡리 대중제 골프장 건설 현장을 찾아 시공사 측을 상대로 경위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 측은 “지난 8월 벌목 작업 인부들이 새끼 삵 3마리를 발견한 것은 사실”이라고 환경청에 밝혔다. 시공사 측은 “현장 인부들이 어린 삵 3마리를 발견해 현장사무소로 가져왔는데 (저희가) 최초 발견됐던 자리로 데려다 놓았다. 당시 어미 삵도 있었다”며 “우리가 자리를 비우자 5분뒤 사라진 것으로 볼때 어미와 함께 간 것으로 추청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삵을 처음 발견했던 하청 소속 벌목 인부들의 주장은 달랐다.

한 인부는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처음부터 어미는 없었다. 공사 소음과 진동 때문에 새끼들을 놔두고 도망간 것 같다”며 “나뭇가지 위에서 젖먹이 새끼들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시공사는) 신경쓰지 말고 작업에 속도를 내라고 닦달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병원에 맡기거나 보호기관에 신고할 줄 알았던 터라 깜짝 놀랐다. 8월 땡볕에서 젖먹이 삵들이 살아남았을 확률이 희박해 보여 죄책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추가 현장조사와 승인기관(함평군), 시공사, 하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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