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기부
지난해 가을 이민 작가로부터 처음 ‘기부’ 이야기를 들었을 때 1억 원이라는 액수에도 깜짝 놀랐지만, 인상적인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우선 가지고 있던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을 새롭게 제작한 후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는 사실이었다. 또 하나는 동료 작가나 예술 단체 등에 대한 기부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한다는 점이었다.
지난 2018년 겨울 26년 만에 고향 광주에서 전시회를 열었던 이 작가는 사람들의 ‘환대’에 고마움을 느꼈고, 고향에 대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에서 ‘양림동’ 연작 26점을 전시했던 터라 72점을 더 작업해 99점을 제작한 후 1원도 쓰지 않고 모두 적립, 1억 원을 모으자 마음 먹었다. 전시 기간 중 아예 전용 통장을 만든 그는 한 점 한 점 판매될 때마다 적립했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늘 마음에 있었던 미혼모 시설에 조만간 기부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어느 아마추어 작가 이야기다. 며칠 전 일곡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신미지 씨의 ‘아픔이 내게 준 선물’전을 찾았다. 전시작들은 화사함이 전해지는 꽃그림, 풍경화 등으로 서툰 느낌의 작품들도 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로 12년 넘게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는 그림에서 위안을 얻었다. 그의 그림을 좋아하던 동네 카페 주인의 권유로 그곳에서 첫 전시를 열었고, 이번에 갤러리 초대로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그는 7년간 그려온 500여 점의 작품을 여러 사람과 나누었다고 말했다. 아프고 나니 알게 된 것들이 있는데, 무엇보다 자신의 곁에 가족을 비롯해 천사처럼 좋았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받은 그 마음을 ‘그림’으로 돌려주고 싶었다. 아파트 청소하는 아주머니, 늘 마음을 써 주며 반찬을 만들어 주던 슈퍼마켓 주인, 노점상 할머니 등에게 그림을 선물했다. 자신처럼 누군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쾌유를 기원하는 화사한 꽃그림을 보냈다. 그림을 선물 받고, 집에 그림을 걸어본 게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는다. 작가들의 따뜻한 ‘나눔’에 마음이 행복해지는 봄날이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우선 가지고 있던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을 새롭게 제작한 후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는 사실이었다. 또 하나는 동료 작가나 예술 단체 등에 대한 기부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7년간 그려온 500여 점의 작품을 여러 사람과 나누었다고 말했다. 아프고 나니 알게 된 것들이 있는데, 무엇보다 자신의 곁에 가족을 비롯해 천사처럼 좋았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받은 그 마음을 ‘그림’으로 돌려주고 싶었다. 아파트 청소하는 아주머니, 늘 마음을 써 주며 반찬을 만들어 주던 슈퍼마켓 주인, 노점상 할머니 등에게 그림을 선물했다. 자신처럼 누군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쾌유를 기원하는 화사한 꽃그림을 보냈다. 그림을 선물 받고, 집에 그림을 걸어본 게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는다. 작가들의 따뜻한 ‘나눔’에 마음이 행복해지는 봄날이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