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장거점 부족…“혁신도시관리지원청 신설해야”
나주 혁신도시서 ‘민주당 선대위 혁신특위’ 출범
혁신도시 조성 뒤 지방재정 ‘두 자릿수’ 급증
상가 공실·환경 문제·열악한 정주여건은 여전
“국가균형발전 수행할 행복청 같은 기구 필요”
2021년 12월 21일(화) 15:55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혁신도시발전특별위원회 제공>
혁신도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차기 정부로 미뤄진 가운데 혁신도시 주민 삶의 질을 높일 혁신도시관리지원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내용은 21일 오후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코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혁신도시발전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진행된 주제발표로부터 나왔다.

조진상 동신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혁신특위 광주전남 부위원장)는 ‘혁신도시관리지원청 신설-국가균형발전·지방소멸의 대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조 교수는 ‘혁신도시 입주 8년, 건설 12년, 계획 15년’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4만명에 가까워지는 빛가람혁신도시 인구 증가와 재정 증대를 예로 들었다.

먼저 조 교수 자료에 따르면 나주시 지방세는 지난 2011년 393억원에서 기관 입주가 시작된 2014년 477억원, 2017년에는 910억원으로 급증했다. 6년 새 131.6%(517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이 기간 동안 나주시 총 세입규모는 2011년 5642억원에서 2017년 8276억원으로, 46.7%(2634억원) 늘었다.

국가가 지자체에 내어주는 지방교부세는 2014년 2200억원에서 2017년 2719억원으로, 23.6%(519억원) 뛰었다.

2017년 말 기준 인구 1인당 총 예산 규모는 나주시가 752만원으로, 전남 대형 도시 순천시(434만원)와 광양시(403만원)을 크게 웃돌 뿐더러 광주시(296만원) 보다도 많았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이 같은 재정적 성과 속에서도 혁신도시는 70%에 달하는 상가 공실률과 SRF(고형연료) 열병합발전소를 둘러싼 환경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조 교수는 “혁신도시를 유치한 지자체가 다른 시·군이나 읍·면·동 눈치를 보거나 중앙정부 예산에만 의존한다는 점에서 국가성장거점을 키우려는 의지가 있는 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자치분권 강화라는 취지를 위해서도 자립형 혁신도시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수행하는 행복도시건설청(행복청)과 혁신도시 관련 부서 현황을 비교했다.

행복청은 연 평균 예산이 4500억원에 달하며 141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이에 반해 국토교통부 혁신도시 관련 조직인 혁신도시발전추진단에는 37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행복도시에 들어간 정부예산이 5조708억원인 반면 10개 혁신도시 예산은 이의 6분의 1 수준인 7988억원으로 나타났다.

행복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는 13곳이 완공되고 10여 곳이 건설 또는 발주 중이지만 비슷한 성격의 나주 빛가람 복합혁신센터는 내년에나 착공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행복청은 기본 행정청사나 기반시설(인프라) 건설만 담당하지 않고 있다”며 “마을 공동체를 관리하고 주변지역과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신생도시의 자족기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도시를 지역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혁신도시관리지원청 설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원청 본부와 10개 혁신도시별 지원청을 두는 방식이다.

본보기로 삼을 사례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들었다. 이 기관은 2005년 대덕연구단지관리사무소로 출발한 뒤 2012년 준정부기관인 재단으로 조직개편했다. 올해 2월 기준 5본부, 6특구본부로 구성됐으며, 직원 159명이 일하고 있다.

강원도가 설립·운영하는 혁신도시발전지원센터의 경우 출연금 확보 문제와 수도권에 대응하는 성장거점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점을 한계로 꼽았다.

조 교수는 “지방소멸을 방지하고 전국적인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 국가균형발전정책은 행복도시와 혁신도시가 함께 굴러가도록 해야 한다”며 “그 하나의 방안으로 혁신도시관리지원청을 설립해 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 주변지역과 동반 성장 등을 추진할 지역성장거점으로 발돋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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