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과 철학자 성진기의 만남-촛대와 미디어아트 전시
철학자 성진기 교수 촛대 200점, 이이남 작가 10여점 전시
과거와 현재의 빛 연결… 팬데믹 시대 ‘위로의 빛’ 전해
7일부터 이이남 아트뮤지엄…기념 공연·촛불 점화식
2021년 12월 06일(월) 22:30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아트와 200여개의 촛대가 어우러진 ‘밝히고 비추는’전에서 만나는 이이남 작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다시 태어나는 빛’과 촛대들.
대형 스크린으로 보여지는 작품은 고흐의 대표작 ‘감자 먹는 사람들’이다. 노동을 마친 소박한 사람들의 식탁을 비추는 건 등잔불. 여기에 원작에는 없는 촛불이 따스한 온기를 전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촛불은 조금씩 흔들리고, 그림 속 가족들이 커피를 따르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이어 고흐의 ‘자화상’을 재해석한 영상, ‘다시 태어나는 빛’ 등 다채로운 미디어 아트의 세계가 펼쳐진다.

작품 앞에는 고가구에 놓인 다양한 촛대가 눈길을 끈다. 수십, 수백년의 세월을 지나온 전 세계의 다양한 촛대들이다. 작품 화면이 바뀔 때마다 작은 불빛을 밝히는 촛대는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와 흥미롭다.

미디어아트와 촛대가 어우러진 전시가 열린다. 연말연시를 맞아 따뜻함과 위로를 전하는 특별한 전시로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과 철학자 성진기 전남대 명예교수가 만난 기획이다.

7일 개막해 내년 2월13일까지 이이남 스튜디오 아트뮤지엄(광주시 남구 제중로 47번길)에서 열리는 ‘밝히고 비추는 Shining brightl’전은 촛불의 ‘빛’을 위해 존재하던 촛대와 미디어 아트의 ‘빛’이 만나 모두의 마음에 빛을 밝히는 전시다. 과거의 빛을 상징하는 촛불과 촛대, 현재와 미래의 빛을 상징하는 미디어아트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기획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촛대 200여 점과 미디어 작품 1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촛대는 성 교수가 40년간 모아온 것들이다. 촛대와의 인연은 베를린 대학 연구교수로 파견됐던 1980년대 초 겨울날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촛대 하나에서 시작됐다. 매일 밤 작은 촛대에 불을 밝히며 위로를 받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유럽 이곳 저곳에서 촛대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이남 작가의 대표작 ‘다시 일어서는 빛’과 불을 밝힌 촛대의 모습.
이번 전시에는 500점의 소장품 중 200여 점이 나왔다. 유럽 등 여러 각국에서 만들어졌던 촛대와 금속, 나무, 유리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촛대의 각양각색 모습이다.

미디어 아트 작품은 이 작가의 작품들 중 ‘빛’이 담긴 작품들로 선정됐다.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 속 촛불을 비롯해 촛불을 든 아이의 작은 손이 인상적인 조르주 라 투르의 ‘목수 성 요셉’과 ‘작은 등불 앞의 막달라 마리아’, 게르하르 리히터의 ‘촛불’ 등 빛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다시 제작했다.

촛대는 피에타를 소재로 한 대표 조형물 ‘다시 태어나는 빛’ 작품을 원형으로 둘러싼 공간을 비롯해 카페, 갤러리 등이 어우러진 이이남 스튜디오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힘들었던 시절을 건너온 우리 모두에게 위로의 빛을 전해보자는 이야기에서 출발한 전시는 많은 이들의 마음이 합쳐져 완성됐다. 박성수 전남대 명예교수, 최옥수 사진작가, 김명준 아트디렉터, 정서연 푸르니보육지원재단 책임연구원, 문희영 예술공간 집 디렉터 등이 기획으로 참여했고 이창규·박란규씨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초를 후원했다. 한국전력도 힘을 보탰다.

7일 오후 5시 기념 공연과 촛불 점화식을 진행하며 전시기간 중 퓨전재즈 공연, 기념강연 등 ‘빛’을 전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편 연계 전시로 열리는 ‘good night’(2022년 2월 28일까지)전은 시골 밤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 작품 등을 통해 ‘쉼’의 의미를 전달하는 기획으로 ‘오느른’과 협업했다. 연중 무휴, 개관 오전 10시~오후 8시.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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