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절반의 성공 ‘우주 강국’ 밑거름으로
2021년 10월 22일(금) 01:00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어제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으나 시험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중량 1t 이상의 실용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누리호는 엔진 설계부터 제작·시험 등 개발 전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이뤄낸 첫 발사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은 독자적인 발사체가 없어 위성을 쏘아 올리려면 다른 나라에서 빌려 와야 했다. 지난해 2월 발사된 인공위성 ‘천리안 2B호’는 아리안 스페이스사의 발사체를 사용했다.

이번 누리호 발사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우주 개발 역량을 축적하는 귀중한 경험과 자산을 얻었다. 발사, 두 차례의 엔진 점화, 로켓 분리, 페어링과 시험 위성 분리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한 덕분이다. 여기에는 지난 199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우리별 1호 이후 30년 동안 축적해 온 첨단 우주기술이 집약돼 있다.

따라서 누리호의 부분적 실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우선 위성이 궤도 진입에 차질을 빚은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발사체 제작 기술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를 성공시켜야 한다. 2030년 달 착륙을 계획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 투자와 기술 축적도 필요하다.

우주산업 전진기지인 나로우주센터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재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전남도는 오는 2035년까지 7700억 원을 투입해 고흥 나로우주센터 일원을 선진국 수준의 우주발사체 클러스터(집적단지)로 조성, 국가 우주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민간 주도 우주산업 육성에 나선 정부도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을 바탕으로 이에 힘을 실어 줘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누리호의 성과를 명실상부한 우주강국 실현을 앞당기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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