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소싸움대회’ 맥 끊기나
정읍시, 내년 예산안 반영 안해
지난해부터 3년 연속 취소 위기
“코로나 상황따라 내년 재검토”
2020년 12월 01일(화) 22:55
20여년 간 이어진 ‘정읍 소싸움대회’의 내년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1일 정읍시와 정읍 녹색당에 따르면 정읍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소싸움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정읍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며 “폐지 절차는 아니고 코로나19 종식 상황을 봐 내년 여름 정도에 개최 여부를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읍시는 소싸움 대회와 소싸움 육성을 위해 매년 예산을 지원했다.

2017년 4억4000여만원, 2018년 3억70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2019년과 올해도 각각 2억2000여만원, 1억4000여만원을 편성했다. 해마다 1억원가량씩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코로나19를 이유로 대회를 취소했다.

정읍에서는 1996년 소싸움 놀이가 처음 개최됐다. 2003년에는 정부가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될 만큼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대회가 ‘동물 학대’라는 주장과 오랫동안 이어온 ‘전통문화’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내년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자 정읍 녹색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녹색당은 이날 논평에서 “이제는 ‘소싸움 도시’가 아닌 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한 ‘동물 친화적 정읍시’로 널리 알려지기를 소망한다”고 반겼다. 그러면서 “연중 발병하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으로 인해 가축의 대규모 이동이 수반되는 축산행사는 갈수록 개최하기 힘들 것”이라며 “발상을 전환해 창의적인 미래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읍=박기섭 기자·전북취재본부장 parkk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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