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찬·박정수 내준 KIA, 트레이드 훈풍? 역풍?
NC 다이노스에서 장현식·김태진 영입
장, 150㎞ 빠른공…선발·불펜 전천후 자원
김, 내야·좌익수 활약…줄부상 내야 보강
2020년 08월 13일(목) 21:40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장현식이 13일 LG와의 원정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가 또 트레이드 카드를 빼 들었다. ‘가을잔치’와 ‘미래’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IA는 지난 12일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뒤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NC 다이노스에 내주고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데려오는 조건이었다.

‘문경찬’의 이름에 시선이 쏠렸다.

최근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불펜에서의 비중이 줄었지만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마무리’ 타이틀을 달았던 선수다.

지난해 KIA의 특급 마무리로 활약을 했던 문경찬은 시즌 초반에도 팀의 뒷문을 지켰다. 어수선했던 지난 시즌 KIA 팬들에게 시원한 야구로 기쁨을 안겨줬던 만큼 팬들의 아쉬움은 컸다.

박정수도 박준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역할이 기대됐던 6년 차 예비역 사이드암. NC에 두 선수는 우승 행보를 위해 필요한 즉시 전력감이다.

NC는 올 시즌 우승 독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불펜에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12일 현재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6.06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문경찬의 씩씩한 피칭과 밝은 에너지도 NC에는 매력적인 요소가 됐다.

KIA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불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마운드 자원을 얻었고, 줄부상의 내야에 선택지를 더했다.

장현식은 올 시즌 1승은 거뒀지만 불펜으로만 9경기에 나와 9.2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고, 9.31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장현식은 NC가 기대하는 마운드 미래였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3년 NC에 입단한 그는 데뷔 시즌을 보낸 뒤 바로 경찰야구단에서 군문제를 해결했다.

선발로 뛰면서 5.29의 평균자책점으로 9승 9패를 기록했던 2017년에는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서 두산 베어스의 니퍼트와 대결하기도 했다. 그리고 같은해 11월에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국가대표 선발투수로도 뛰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후 기대와 달리 장현식의 걸음이 더뎠다. 2018년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 마무리로 가능성도 보여줬지만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다.

올 시즌에도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구위는 그대로였지만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홍상삼의 장점을 살려 올 시즌 새로운 불펜 전력을 만든 KIA는 장현식의 구위와 스피드 그리고 가능성에 주목했다.

선발 경험이 있고, 최근 선발로 다시 보직 전환을 준비하는 등 선발로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KIA는 현재 마운드에서 선발, 불펜 고민을 동시에 하고 있다.

5선발 임기영이 흔들리면서 김기훈을 대체 선발로 준비하고 있다. 박준표의 부상 속 전상현의 부담이 크고, 씩씩한 정해영도 경험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관리가 필요한 고졸 신인 선수이기도 하다.

장현식을 품은 KIA가 마운드 전력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순위싸움의 분수령이 될 8월 성적이 달라질 전망이다.

내야수 김태진
KIA는 부상 병동이 된 내야에서 김태진의 활약도 기대하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호흡을 골랐던 김태진은 내야는 물론 좌익수로 활용이 가능한 선수다.

얇은 야수층과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KIA의 오랜 고민이었다.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던 KIA는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공격적으로 내야자원을 수집하고 있다. 나주환의 무상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장영석, 류지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나주환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풀타임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장영석은 부진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른 류지혁은 부상 재발로 다시 기약 없는 재활에 들어갔다. FA 김선빈도 벌써 세 번째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KIA 내야에 고민이 쌓였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야수 육성에서 약점을 보였던 KIA는 김규성, 박민, 홍종표라는 미래 자원도 키워야 한다.

KIA의 공격적인 트레이드가 만든 새바람이 훈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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