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장성호 수변길…위축된 지역경제 살린다
한달만에 재개장…방문객 발길 늘어
풍광 감탄하고 출렁다리 재미 만끽
2020년 08월 05일(수) 00:00
산과 숲, 호수가 어우러진 장성호 수변길에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2개가 놓여있다. 옐로우출렁다리와 황금빛출렁다리. 사진은 지난 6월 준공한 ‘황금빛 출렁다리’로 가운데로 갈수록 수면과 가깝고 바닥이 투명해 더욱 짜릿하다. <장성군 제공>
장성군의 대표 관광명소인 장성호 수변길이 지난 1일 다시 개방됐다. 7월 초,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일시 폐쇄 조치한 이후 한 달 만이다. 장성군은 상품권 교환제 시행과 수변길마켓 개장으로 장성호의 관광 수요를 지역상권과 연계하고, 위축돼 있는 민생경제를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가치 재발견…‘내륙의 바다’ 장성호

장성호는 1976년 준공된 인공호수다. 장성을 비롯한 인근 농촌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돼 규모가 웅장하다. 특히, 산에 에워싸인 1만2000여㏊의 호수 풍경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준공 이듬해 국민관광지로 지정됐지만, 이후 수십 년이 지나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방치됐던 이곳은 지난 2017년부터 그 가치를 되찾기 시작했다. 장성군은 장성호 선착장에서부터 북이면 수성마을까지 수변길을 내고 데크를 설치했다. 2018년에는 옐로우출렁다리를 개통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방문객들 사이에서 ‘내륙의 바다’로 불리며 블로그와 카페, SNS에 후기가 이어졌고, 수도권 등 타 지역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장성군에 따르면 옐로우출렁다리가 개통된 2018년 6월부터 최근까지 장성호를 찾은 누적 방문객은 75만 명이 넘는다.



◇출렁다리 2호 개통…흔들·투명 ‘짜릿’

장성호 수변길의 방문객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장성군이 집계한 방문객 현황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그해 말까지 16만여 명이, 이듬해인 2019년 33만여 명이 수변길을 찾았다. 올해에는 방문객 수가 더욱 증가해 6월까지 23만8000여 명을 기록했다. 토·일요일 평균 7000~1만명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올들어 장성호 수변길 방문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편의시설 및 즐길거리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장성군은 지난 1월, 장성댐 주차장에서부터 수변길 입구까지 연결된 황금대나무숲길을 개통했다. 숲길 전 구간(290m)이 계단 없이 완만한 경사를 지녔으며,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는 논슬립(non-slip) 데크가 설치돼 교통 약자와 가족 단위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옐로우출렁다리 인근에는 넘실정(카페, 분식점)과 출렁정(편의점)도 설치했다.

지난 6월에는 두 번째 출렁다리인 ‘황금빛출렁다리’를 준공해 주목받았다. 커다란 ‘U’자 형태를 지닌 황금빛출렁다리는 다리 중심부로 향할수록 수면이 가까워지고 발 아래로 호수를 볼 수 있도록 스틸 그레이팅이 설치돼 짜릿함을 배가시킨다.

이밖에 명품 트래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호수 우측 수변길 ‘숲속길’(2.6㎞)도 눈여겨볼만 하다. 장성군은 ‘수변 백리길 사업’을 통해 향후 호수 전체를 연결하는 34㎞ 구간을 완성할 계획이다.



장성군은 장성호 수변길을 찾은 관광객에게 받은 입장료 3000원을 지역화폐인 장성사랑상품권으로 전액 되돌려준다.
◇‘상품권 교환제’ 지역경제 회복 마중물

장성호 수변길에는 경관 만큼이나 빼어난 장성군만의 ‘재치 행정’이 돋보인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품권 교환제’다.

장성호 수변길은 주말과 휴일에만 입장료 3000원을 받는다. ‘공짜’보다는 소액이지만 입장료를 내야 관광객들이 꼼꼼히 자연경관을 즐기며 아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입장료 3000원은 금액 그대로 ‘장성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준다. 돌려받은 상품권은 장성지역 내 1450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방문객 입장에서는 입장료 지불이 아니어서 부담이 적고, 장성군은 관광객들의 지역 내 소비 촉진을 기대할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장성호 수변길은 평일과 장성군민,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65세 이상 노인, 18세 이하 청소년 및 어린이, 군인(의경)은 무료다. 이들에게는 ‘상품권 교환제’가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3일 장성군은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 운영한 ‘상품권 교환제’의 실적을 공개했다. 토·일요일 합산 7808명이 수변길을 찾았고, 상품권 교환은 총 3111장 이뤄졌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상품권 교환제가 시행 초기부터 착오 없이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오랜 기간에 걸친 토의와 분석 등 철저한 사전 준비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며 “지역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운영에 내실을 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인 ‘장성호 수변길마켓’이 ‘상품권 교환제’와 윈윈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수변길마켓’ 지역 농특산물 판로 연다

장성호 수변길이 재개방된 지난 1일, 장성댐 아래 마련된 수변길마켓도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장성군은 지난해부터 장성댐 앞 주차장에 수변길마켓을 열고 장성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를 운영해왔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또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새롭게 확보해 농가의 소득 창출에도 기여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7월까지 임시 휴장했다. 장성군은 휴장 기간 동안 회의를 거쳐 직거래장터의 명칭을 ‘수변길마켓’으로 확정했다. 기존의 몽골텐트를 걷어내고 황룡면의 직거래판매장을 이 곳으로 옮겨와 매장을 꾸렸다. 폴딩도어와 어닝 등을 설치해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변길마켓은 총 15개 농가가 참여,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제철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재개장 기념으로 복숭아와 멜론 이벤트존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운영 성과는 우수했다. 지난 1~2일 매출 누계는 약 756만원으로 회당 378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2.2배 증가했다.

‘상품권 교환제’와의 시너지도 눈에 띈다. 이틀간 수변길에서 교환된 장성사랑상품권 가운데 63%가 수변길마켓과 장성호 내 편의시설에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상품권도 대다수 지역 내에서 소비된 것으로 장성군은 예측하고 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새롭게 문을 연 수변길마켓을 통해 방문객에게 고품질의 장성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려 한다”면서 “수변길 상품권 교환제와 함께 장성호의 관광 수요를 지역 상권과 연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변길마켓의 운영 시간은 토·일요일 및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장성군은 정기적으로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매장에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감염병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다.

/장성=김용호 기자 yongh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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