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섬-신안] 자전거로 도보로…푸른 바다와 여유를 나누다
둔장해변서 할미도까지 1004m ‘무한의 다리’ 해안 명소
‘1004섬 자전거길’ ‘12사도 순례길’ 구석구석 자연으로
‘1004섬 자전거길’ ‘12사도 순례길’ 구석구석 자연으로
![]() 지난해 탄생한 기점도·소악도의 ‘12사도 순례길’은 한국의 산티아고로 불린다. 순례길의 시작점인 ‘건강의 집(베드로)’. |
봄을 마음껏 느껴보지도 못한 채 여름을 맞았다. 세계 곳곳에서 역대 가장 무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코로나19’도 폭염에 종식되기를 기대해본다. 올 여름 휴가는 관광객이 많지 않은 한적한 곳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가족과 함께 여름 더위를 식히며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힐링의 섬’ 신안으로 안내한다.
◇자은도 ‘무한(無限)의 다리’
신안에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아름다운 해안명소가 많다. 이 가운데 천사대교에 이어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자은도 ‘무한(無限)의 다리’를 빼놓을 수 없다. 무한의 다리는 자은 둔장해변에서 구리도~고도~할미도를 잇는 1004m 길이의 인도교로, 푸른 바다를 만끽하며 여유있게 걸을 수 있는 힐링 코스다.
바닷물이 들고 빠질 때마다 다리를 건너는 분위기도 달라진다. 둔장해변은 모래와 갯벌이 공존해 어패류가 풍부하기 때문에 물이 빠졌을 때는 갯벌 위 갖가지 생물들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바닷물이 가득 들어왔을 때는 바다 위를 걷는 듯 신비롭다.
바람이 많아 ‘윈드 비치’로도 불리는 만큼 행여 쓰고 있는 모자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잘 붙잡아야 할지도 모른다. 무한의 다리 인근의 둔장 어촌체험마을에서는 독살체험과 바지락, 백합캐기 등 어촌체험도 할 수 있다.
자은도에는 무한의 다리 외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광활한 모래밭이 펼쳐진 백길 해수욕장은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진다. 3㎞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지는데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해수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2013년 ‘대한민국 아름다운 해안누리길’에 선정된 12㎞의 ‘해넘이길’은 전 구간에서 섬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낙조가 아름다운 낭만의 코스다. 송산정류장에서 시작해 둔장 해수욕장을 지나 두모정류장까지 걷는데 평균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여유와 평안 ‘1004섬 자전거길’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천사의 섬’ 신안은 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특히 2016년 말부터 ‘1004섬 자전거길’ 코스가 개발되면서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자전거로 이곳을 여행하곤 한다. 자전거 여행의 묘미는 자동차로는 불가능한 좁은 길도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때묻지 않은 자연을 구석구석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길은 8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바다정원이 아름다운 압해도다. 군청이 위치한 압해도는 압해대교가 놓이면서 육지가 된 섬이다. 송공산 2만5000평 부지에 분재원, 생태연못, 야생화원, 저녁노을미술관 등을 조성해 라이딩 도중 잠시 멈춰 여유와 평안을 찾을 수 있다.
2코스는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슬로시티 증도다.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한국관광100선’,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로 가장 기대되는 코스이기도 하다. 3코스는 ‘꽃들의 천국’ 임자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12㎞)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대광해수욕장과 매년 4월 300만송이 대향연을 연출하는 튤립축제, 해변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4코스는 노을 빛이 곱게 물들어가는 해넘이길 자은도·암태도, 5코스는 예술의 섬 안좌도·팔금도다. 아담하지만 해안 풍광이 아름다운 팔금도 서근등대, 채일봉 전망대, 김환기 생가, 퍼플교 등을 방문할 수 있다. 6코스는 하트모양의 해변길이 예쁜 비금도·도초도다. 자전거여행 코스 중에서 가장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대부분 포장도로이고 하누넘 해변길 외에는 언덕이 거의 없어 초보자나 생활자전거로도 무리가 없다.
7코스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흑산도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쾌속선을 타고도 2시간을 가야 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가볍지 않다. 하지만 절경 가득한 대자연을 보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단계다. 주말이나 연휴의 흑산항에는 자전거 여행자로 붐빈다.
8코스는 바다 위 연꽃같은 섬 하의도·신의도다. 하의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생가가 복원돼 있고 서부 해안도로가 절경이다. 노은~구만 임도에서 보는 풍경도 아름답다.
◇한국의 산티아고 ‘12사도 순례길’
스페인에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다면 신안에는 ‘섬티아고 순례길’이 있다. 작은 섬들로 이뤄진 기점도와 소악도의 얘기다. 분명 각각의 섬이지만 바닷물이 빠질 때면 노둣길이 이어져 하나가 된다.
병풍도에서 이어지는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에 예수 12사도의 이름을 딴 12개의 예배당이 있는데 이곳들을 찾아가는 여정에 ‘12사도 순례길’이름을 붙였다. 순례길 사이사이의 작은 예배당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불자에게는 작은 암자, 가톨릭 신자에게는 작은 공소, 이슬람교도에겐 작은 기도소, 종교가 없는 이들에겐 잠시 쉬면서 생각에 잠기는 작은 성소가 된다.
대기점도 대기점 선착장에 위치한 ‘건강의 집(베드로)’은 그리스 산토리니의 둥글고 푸른지붕을 떠오르게 한다. 순례길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종이 있다. ‘생각하는 집(안드레아)’은 병풍도 노둣길 입구 북촌마을 동산에 위치한다. 두 개의 높고 둥근 지붕이 있는 건축미술 작품이다. ‘그리움의 집(야고보)’은 대기점도 저수지를 지나 숲속의 작은 예배당이다.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로마식 기둥을 입구 양쪽에 세워 안정감을 준다.
남촌마을 입구의 ‘생명평화의 집(요한)’은 하얀 원형의 외곽에 지붕과 창의 스텐드그라스가 아름다운 예배당이다. 치마처럼 펼쳐진 계단과 예배당 입구의 염소조각이 눈길을 끈다. 기점~소악 노둣길 입구에 있는 ‘행복의 집(필립)’은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 모습을 하고 있다. 적벽돌과 갯돌, 적삼목을 덧댄 유려한 지붕 곡선과 물고기 모형이 독특하다. ‘감사의 집(바르톨로메오)’은 기점도 큰 호수 위에 그림처럼 떠 있다. 목조와 통유리로 자연을 흡수하는 우아한 형태다.
게스트하우스 뒤편 순례길의 ‘인연의 집(토마스)’은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단정한 사각형의 흰색 예배당이다. 별들이 내려와 박힌 듯 구슬 바닥과 푸른색 문이 인상적이다. 소악도 갯벌 위에 세운 ‘기쁨의 집(마태오)’은 러시아 정교회를 닮은 양파지붕이 아름답다. ‘소원의 집(작은 야고보)’은 소악도 둑방길 끝에 위치한다. 프로방스풍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동양의 해학적인 곡선과 서양의 스텐드글라스가 물고기모형으로 어우러진다.
‘칭찬의 집(유다 다대오)’은 소악도 노둣길 삼거리에 있다. 뾰족지붕의 부드러운 곡선과 작고 푸른 창문이 여럿 있는 작은 예배당이다. 소악도 진섬이 보이는 솔숲의 ‘사랑의 집(시몬)은 두터운 흰 석회벽이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실내에 들어서면 바다와 한 몸이 되는 듯한 기분이다. 모래 해변을 건너가는 소악도의 작은 섬 딴섬에 위치한 ‘지혜의 집(가롯 유다)’은 몽쉘미셀의 성당을 연상시키는 건축물로 뾰족지붕과 붉은 벽돌, 둥근 첨탑이 매력적이다. 예배당 앞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각각의 특징과 작품 감상 포인트 등을 안내하는 재미있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 자은도 '무한의 다리' |
신안에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아름다운 해안명소가 많다. 이 가운데 천사대교에 이어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자은도 ‘무한(無限)의 다리’를 빼놓을 수 없다. 무한의 다리는 자은 둔장해변에서 구리도~고도~할미도를 잇는 1004m 길이의 인도교로, 푸른 바다를 만끽하며 여유있게 걸을 수 있는 힐링 코스다.
바닷물이 들고 빠질 때마다 다리를 건너는 분위기도 달라진다. 둔장해변은 모래와 갯벌이 공존해 어패류가 풍부하기 때문에 물이 빠졌을 때는 갯벌 위 갖가지 생물들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바닷물이 가득 들어왔을 때는 바다 위를 걷는 듯 신비롭다.
자은도에는 무한의 다리 외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광활한 모래밭이 펼쳐진 백길 해수욕장은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진다. 3㎞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지는데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해수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2013년 ‘대한민국 아름다운 해안누리길’에 선정된 12㎞의 ‘해넘이길’은 전 구간에서 섬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낙조가 아름다운 낭만의 코스다. 송산정류장에서 시작해 둔장 해수욕장을 지나 두모정류장까지 걷는데 평균 3시간 정도 소요된다.
![]() 8곳의 ‘1004섬 자전거길’ 코스가 개발된 신안은 해마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다. <신안군 제공> |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천사의 섬’ 신안은 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특히 2016년 말부터 ‘1004섬 자전거길’ 코스가 개발되면서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자전거로 이곳을 여행하곤 한다. 자전거 여행의 묘미는 자동차로는 불가능한 좁은 길도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때묻지 않은 자연을 구석구석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길은 8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바다정원이 아름다운 압해도다. 군청이 위치한 압해도는 압해대교가 놓이면서 육지가 된 섬이다. 송공산 2만5000평 부지에 분재원, 생태연못, 야생화원, 저녁노을미술관 등을 조성해 라이딩 도중 잠시 멈춰 여유와 평안을 찾을 수 있다.
2코스는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슬로시티 증도다.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한국관광100선’,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로 가장 기대되는 코스이기도 하다. 3코스는 ‘꽃들의 천국’ 임자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12㎞)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대광해수욕장과 매년 4월 300만송이 대향연을 연출하는 튤립축제, 해변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4코스는 노을 빛이 곱게 물들어가는 해넘이길 자은도·암태도, 5코스는 예술의 섬 안좌도·팔금도다. 아담하지만 해안 풍광이 아름다운 팔금도 서근등대, 채일봉 전망대, 김환기 생가, 퍼플교 등을 방문할 수 있다. 6코스는 하트모양의 해변길이 예쁜 비금도·도초도다. 자전거여행 코스 중에서 가장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대부분 포장도로이고 하누넘 해변길 외에는 언덕이 거의 없어 초보자나 생활자전거로도 무리가 없다.
7코스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흑산도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쾌속선을 타고도 2시간을 가야 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가볍지 않다. 하지만 절경 가득한 대자연을 보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단계다. 주말이나 연휴의 흑산항에는 자전거 여행자로 붐빈다.
8코스는 바다 위 연꽃같은 섬 하의도·신의도다. 하의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생가가 복원돼 있고 서부 해안도로가 절경이다. 노은~구만 임도에서 보는 풍경도 아름답다.
![]() 12사도 순례길 ‘생각하는 집(안드레아)’ |
스페인에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다면 신안에는 ‘섬티아고 순례길’이 있다. 작은 섬들로 이뤄진 기점도와 소악도의 얘기다. 분명 각각의 섬이지만 바닷물이 빠질 때면 노둣길이 이어져 하나가 된다.
병풍도에서 이어지는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에 예수 12사도의 이름을 딴 12개의 예배당이 있는데 이곳들을 찾아가는 여정에 ‘12사도 순례길’이름을 붙였다. 순례길 사이사이의 작은 예배당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불자에게는 작은 암자, 가톨릭 신자에게는 작은 공소, 이슬람교도에겐 작은 기도소, 종교가 없는 이들에겐 잠시 쉬면서 생각에 잠기는 작은 성소가 된다.
대기점도 대기점 선착장에 위치한 ‘건강의 집(베드로)’은 그리스 산토리니의 둥글고 푸른지붕을 떠오르게 한다. 순례길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종이 있다. ‘생각하는 집(안드레아)’은 병풍도 노둣길 입구 북촌마을 동산에 위치한다. 두 개의 높고 둥근 지붕이 있는 건축미술 작품이다. ‘그리움의 집(야고보)’은 대기점도 저수지를 지나 숲속의 작은 예배당이다.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로마식 기둥을 입구 양쪽에 세워 안정감을 준다.
남촌마을 입구의 ‘생명평화의 집(요한)’은 하얀 원형의 외곽에 지붕과 창의 스텐드그라스가 아름다운 예배당이다. 치마처럼 펼쳐진 계단과 예배당 입구의 염소조각이 눈길을 끈다. 기점~소악 노둣길 입구에 있는 ‘행복의 집(필립)’은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 모습을 하고 있다. 적벽돌과 갯돌, 적삼목을 덧댄 유려한 지붕 곡선과 물고기 모형이 독특하다. ‘감사의 집(바르톨로메오)’은 기점도 큰 호수 위에 그림처럼 떠 있다. 목조와 통유리로 자연을 흡수하는 우아한 형태다.
게스트하우스 뒤편 순례길의 ‘인연의 집(토마스)’은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단정한 사각형의 흰색 예배당이다. 별들이 내려와 박힌 듯 구슬 바닥과 푸른색 문이 인상적이다. 소악도 갯벌 위에 세운 ‘기쁨의 집(마태오)’은 러시아 정교회를 닮은 양파지붕이 아름답다. ‘소원의 집(작은 야고보)’은 소악도 둑방길 끝에 위치한다. 프로방스풍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동양의 해학적인 곡선과 서양의 스텐드글라스가 물고기모형으로 어우러진다.
‘칭찬의 집(유다 다대오)’은 소악도 노둣길 삼거리에 있다. 뾰족지붕의 부드러운 곡선과 작고 푸른 창문이 여럿 있는 작은 예배당이다. 소악도 진섬이 보이는 솔숲의 ‘사랑의 집(시몬)은 두터운 흰 석회벽이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실내에 들어서면 바다와 한 몸이 되는 듯한 기분이다. 모래 해변을 건너가는 소악도의 작은 섬 딴섬에 위치한 ‘지혜의 집(가롯 유다)’은 몽쉘미셀의 성당을 연상시키는 건축물로 뾰족지붕과 붉은 벽돌, 둥근 첨탑이 매력적이다. 예배당 앞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각각의 특징과 작품 감상 포인트 등을 안내하는 재미있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