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가 되고 구름이 되어 최하림 지음, 장석남 외 엮음
2020년 05월 29일(금) 00:00
목포에서 태어나 1960년대 김현, 김승옥, 김치수와 함께 ‘산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했던 시인.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빈약한 올페의 회상’이 당선돼 문단에 나와 ‘우리들을 위하여’,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등의 작품집을 펴냈던 시인. 또한 이산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올해의 예술상 문학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시인. 바로 최하림 시인(1939~2010)이다.

시인이 우리곁을 떠난 지도 10주년이 됐다. 2010년 4월 만 71세를 일기로 타계한 시인은 현대문학사에 한 축을 담당하는 시인이었다. 10주기를 맞아 시선집 ‘나는 나무가 되고 구름 되어’가 발간됐다. 장석남 시인을 비롯해 박형준·나희덕·이병률·이원·김민정 시인이 엮었다.

전병준 평론가는 “역사와 사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언어의 예술성 자체에 대한 발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자신의 시학을 형성하고자 한 시인”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번 시선집에는 5·18의 역사적 기억을 시의 주된 질료로 삼았던, 그러면서도 동화적 상상력이 결합된 초기 시부터 자연의 생명력을 토대로 치유의 과정에 초점을 맞췄던 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또한 역사마저도 시간의 경과라는 인식을 하게 된 후기 시까지 아우른다.

“가파른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 허공에서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머릿속에만 있으나 존재하지 않는 절대음처럼, 말들은 사람의 집을 찾아서 아득히, 말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말’ 중에서)

나희덕 시인은 작품 ‘말’에 대해 “시인은 생각을 멈추고 고요히 풍경의 일부가 된다. 그 평화에 이르기까지 그는 참 오래도록 뒤척였을 것이다. 내면에 흐르는 수많은 물소리와 함께”라고 평한다.

<문학과지성사·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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