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강의 장애학생 배려를
2020년 03월 20일(금) 00:00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을 연기한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에 들어갔다. 한데 수어 통역이나 자막이 없어 장애 학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학습권 침해인 셈이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에 따르면 전남대 장애 학생 73명 가운데 시·청각 장애 학생 30명과 조선대 장애학생 51명 가운데 시청각 장애학생 15명이 불편을 호소해 왔다고 한다. 호남대(10명 중 청각장애 3명), 동신대 (10명 중 시·청각장애 3명) 학생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실제 A(조선대·시각장애)씨는 “교수 음성에만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상이 자주 끊기는 데다, 혼자서는 강의의 끊긴 부분을 다시 찾아 듣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B(조선대 대학원·시각장애)씨도 “시각장애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사용하더라도 강의 외에 첨부된 도표나 그래프 자료를 읽어야 하는데 해당 프로그램이 지원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한다.

전문대에 다니는 청각장애 학생 C씨는 “온라인 강의가 자료 사진을 띄워 놓고 강사의 목소리를 입혀 놓은 형식이라 입 모양조차 볼 수 없다”면서 “강의 해설 자막이라도 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대부분 온라인 수업이 자막이나 수어통역이 없어 청각장애 학생들은 동영상 강의에서 제목과 소제목만 지켜보는 실정이다.

초유의 코로나19로 인해 대학들이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강의와 수업을 급작스럽게 준비했을 것이란 점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 온라인 강의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면 서둘러 보완해야 할 것이다. 우선 시청각 장애학생을 위해 수어통역사를 배치해 수업을 설명하게 하게나 수업 내용을 자막 처리하는 등 이들을 위한 학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필요하다면 행정 당국에서도 지원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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