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적 가치’와 ‘지역 정체성’을 담다
[문화광주, 컬렉션을 블랜딩하라] 광주시립미술관
드로잉·판화·회화·한국화·조각·뉴미디어 등 5105점
‘금강산도’ ‘미완성 색필산수’ 등 허백련 작품 26점 소장
오지호 ‘모란’·천경자 ‘드로잉’ 등 작고 작가 작품 눈길
재일한국인 사업가 하정웅 20년간 2600여점 작품 기증
부산·대구·대전 공립미술관 순회 ‘하정웅 컬렉션’ 호평
드로잉·판화·회화·한국화·조각·뉴미디어 등 5105점
‘금강산도’ ‘미완성 색필산수’ 등 허백련 작품 26점 소장
오지호 ‘모란’·천경자 ‘드로잉’ 등 작고 작가 작품 눈길
재일한국인 사업가 하정웅 20년간 2600여점 작품 기증
부산·대구·대전 공립미술관 순회 ‘하정웅 컬렉션’ 호평
![]() 마리 로랑생 작 ‘머리에 리본을 맨 소녀’ |
![]() 김환기 작 ‘무제’ |
광주 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은 프랑스 여성작가 마리 로랑생의 ‘머리에 리본을 맨 소녀’(1930년대)를 비롯해 마르크 샤갈의 ‘파리의 기억’(1928년작), 파블로 피카소의 ‘여인상’(1962년작), 웬디 워홀의 ‘모택동’(1972년작)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보석같은 ‘하정웅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의재 허백련과 오지호 화백, 수화 김환기 등 한국 미술사를 빛낸 우리 지역 작가들 작품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담은 판화 등 민중미술 작품, 재일 한국인 1세대 작가들의 작품들도 독보적이다.
![]() 이응노 작 ‘군상’ |
소장품 수집은 미술관 학예연구사들의 수집작품 추천 또는 작품 공고 후 미술작품 수집 심의위원회(7명)와 작품가격 심의위원회(5명)를 거쳐 결정된다. 또한 지역출신 작가와 유족들의 작품기증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광주 시립미술관은 지난해 1월 기증문화 정착을 위해 ‘미술품 기증 및 기증자 예우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바 있다. 수장고 공간이 한정돼 있어 기증작품 모두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장품은 수장고내에서 미술품에 적합한 온도(18℃±5℃)와 습도(50%±10%)에서 보존된다.
광주 시립미술관 소장품은 홈페이지(artmuse.gwangju.go.kr) ‘소장자료’ 항목에서 손쉽게 검색해 볼 수 있다. 총 5105점의 소장품을 작품 유형별로 살펴보면 드로잉·판화 1345점, 회화 2125점, 한국화 567점, 사진 482점, 조각 322점, 공예 109점, 서예 105점, 뉴미디어 37점 등이다.
한국화의 경우 의재(毅齋) 허백련 작품은 1920년대 금강산을 다녀온 후 제작한 유일한 작품으로 알려진 10폭 병풍 ‘금강산도’와 타계하던 해인 1977년 작 ‘미완성 색필산수’ 등 총 26점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적 인상주의 회화의 거목인 오지호(1905~1982) 화백 작품은 1974년 유럽을 여행하며 그린 유화 ‘함부르크항’(1977년 작), ‘모란’(1966년 작) 등 7점이 있다. 또 양수아(1920~1972)의 추상화 ‘무제’(1971년 작), 배동신(1920~2008)의 수채화 ‘무등산’(1960년 작), 천경자(1924~2015)의 ‘드로잉’ 작품 등 한국미술사를 빛낸 작고작가들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 이우환 작 ‘From point No202’ |
재일한국인 2세 사업가인 동강 하정웅이 이듬해 5월, 고 임병성·오승윤 화백의 안내로 광주 시립미술관을 방문한다. 이때 광주 시립미술관의 속사정을 알게 된 그는 1993년 7월에 1차로 212점의 작품을 기증하게 된다. 이후 2차기증 471점(1999년), 3차기증 1182점(2003년), 4차기증 357점(2010년), 5차기증 80점(2012년), 6차기증 221점(2014년) 등 꾸준하게 광주에 작품을 기증해오고 있다.
그가 기증한 2600여점의 ‘하정웅 컬렉션’은 전화황과 곽인식, 송영옥, 조양규, 문승근 등 재일한국인 1세 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피카소, 샤갈, 미로, 달리, 앤디 워홀, 벤 샨, 도미야마 다에코((富山妙子), 이우환과 같은 유명 작가까지 폭 넓다.
김희랑 광주 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광주 시립미술관 20년사’에 게재된 ‘하정웅 컬렉션의 현황과 연구과제’에서 ‘하정웅 컬렉션’의 성격과 가치를 크게 ▲시대와 인간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역사적 증언으로서 미술’ ▲사회적·정치적으로 불우하고 소외된 자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자들을 위로하는 ‘기도의 미술’ ▲예술활동의 궁극적 목표이자 역할이기도 한 ‘행복을 주는 미술’ 등 3가지 범주로 묶었다. ‘인권’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하정웅 컬렉션은 ‘디아스포라’(Diaspora·離散)로 압축할 수 있다.
광주 시립미술관은 다양한 소장품을 수집한 후 ‘신소장품전’을 열어 일반에 공개하는 한편 기획전시에 활용하고, 국·공립미술관간 네트워크를 통해 작품을 순환 전시하고 있다. 각 미술관의 대표적인 소장품 교류는 전시의 질을 높이고, 작가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하정웅 컬렉션’으로 부산과 대구, 대전 등 공립미술관 순회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다. ‘하정웅 컬렉션’은 지난 2017년 3월 새롭게 개관한 광주 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에서 특별전 형식으로 꾸준히 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7~8월에는 세 작가의 민중 판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의미 깊은 전시가 광주 시립미술관에서 열렸다. 고(故) 오윤과 일본 도미야마 다에코, 독일 케테 콜비츠(1867~1945)의 판화작품이다. 이 가운데 ‘씨앗은 짓밟혀서는 안 된다’와 ‘자화상’ 등 콜비츠 판화는 일본 오키나와에 자리한 사키마(佐喜眞)미술관(관장 사키마 미치오) 소장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