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빈부격차 현실에서는 사라지도록
2020년 02월 17일(월) 00:00
영화 ‘기생충’은 현대 사회의 빈부격차와 불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세계인의 공감대를 얻었다. 상류층과 극빈층의 삶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며 계급 질서를 풍자한다. 한데 이러한 양극화는 광주·전남 지역 사회 곳곳에서도 현실로 존재한다.

영화에서 주거 빈곤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반지하’ 주택만 해도 그렇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 기준 반지하 주택은 광주가 313채, 전남은 407채로 집계됐다. 당시 가구당 가구원이 2.5명인 점을 고려하면 1800명의 지역민들이, 빛이 거의 들지 않고 습기와 냄새가 밴 반지하 방에 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오래된 과실수나 볕이 잘 드는 마당을 갖춘 저택 등 수십억 원대 단독 주택도 적지 않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 남양휴튼 2차 아파트(181.29㎡)는 지난해 9월 무려 13억 원에 팔리기도 했다.

현실 속의 소득 불균형도 극심하다. 통계청의 ‘2019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최상위층인 5분위 월평균 소득은 980만 원. 최하위 계층인 1분위 소득은 137만 원으로 무려 일곱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정부가 생계급여를 지원하는 극빈층인 광주·전남 기초 생활 수급자는 16만 3196명(11만 5178가구)에 달한다. 차상위계층까지 포함하면 25만 명의 저소득층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 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불평등은 날로 심화하고 고착화되는 반면 계층 이동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극단적 불균형과 양극화는 대중의 분노를 불러 사회적 갈등을 키우게 된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 및 지자체는 빈부격차의 실상을 영화 속 이야기로만 치부하지 말고 소득과 분배 개선, 일자리 창출, 빈곤층 주거 환경 개선 등 사회 안전망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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