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 … 확산 차단 ‘초비상’
태국 다녀온 42세 여성
접촉자 파악·관리 나서
2020년 02월 04일(화) 22:30
지난 19일 태국 여행을 다녀온 40대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16번째 확진판정을 받고 전남대학교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이 아닌 태국 여행을 다녀온 탓에 귀국 후 유사증상이 있었는데도, 격리되지 않고 광주 도심을 자유롭게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돼 광주시 등 보건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 여성이 귀국할 때 탑승한 비행기에는 172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대규모 전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4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무엇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때인 만큼 비상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대외활동은 자제해주시고, 마스크 사용하기, 손씻기, 기침할 때 옷소매로 가리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광주시와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광주시 광산구에 거주하는 A(여·42)씨는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어머니(69) 등 가족 5명과 함께 지난달 15일부터 태국 방콕과 파타야 등을 둘러보고 같은 달 19일 무안 공항으로 귀국했다.

귀국편 비행기에는 승객 166명, 승무원 6명 등 총 172명이 타고 있었으며, A씨를 제외하곤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기간인 25일부터 발열과 오한 등의 증세를 보인 A씨는 이틀 뒤인 27일 광주 광산구 광주21세기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다. 이 병원은 신종코로나 선별 진료소로 지정된 곳은 아니었으며 A씨는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고 평소 폐 기저 질환이 있어 단순 폐 질환으로 판단, 내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같은 날 전남대병원으로 전원됐으나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엑스레이와 혈액검사만 받았다. 검사 결과도 정상으로 나와 기존 질환인 폐렴약 등을 처방받았다. A씨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다음 날인 28일부터 다시 21세기병원에서 찾아 입원했으며, 증세가 악화하면서 지난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격리됐다. 오한 증상이 처음 나타난 지난달 25일부터 격리될 때까지 10일간 방역망 밖에서 활동한 것이다.

현재 전남대병원 음압 병동에 격리된 A씨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재 파악된 국내 신종 코로나 환자 16명의 접촉자는 1318명이다. 이날 확진된 16번 환자 등에 대한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접촉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에 대한 주요 동선과 접촉자 등이 빠르면 5~6일께 파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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