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수달 목격…“잘 살고 있네요”
북구 석곡천 먹이활동 발견
인근 10여마리 서식 확인
유전자 분석 혈연관계 파악
2020년 01월 09일(목) 00:00
석곡천에서 잡은 물고기를 먹고 있는 수달.
국립공원 무등산 자락 석곡천에서 천연기념물(330호) 수달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이기도 한 수달이 무등산 인근에서만 10여 마리나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수달은 혈족(가족관계)으로 파악돼 유전적 다양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일 오전 9시께 광주시 북구 망월동 분토마을 앞을 흐르는 석곡천에서 하류쪽으로 1㎞ 지점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천연기념물이자 호랑이, 표범, 반달가슴곰, 늑대, 여우, 스라소니 등 함께 멸종위기 1급인 수달 1마리가 광주일보 취재진에 발견됐다.

수달은 얇게 얼어붙은 석곡천 얼음을 깨고 20여 초 정도를 잠수한 뒤, 10㎝ 안팎의 제법 큰 물고기 한마리를 입에 물고 나와 든든한 아침식사를 즐겼다.

이날 수달은 취재진과 15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됐으며, 당시 수달은 석곡천 얼음을 깨고 모습을 드러냈는데 입에는 물고기 한 마리가 물려 있었다. 수달은 주위를 두리번거린 뒤, 물고기를 하천가 풀숲으로 가져가 먹이활동을 했다.

이날 취재진과 함께 수달을 발견한 주민은 “최근 들어 수달이 서식하는 석곡천에 농사 후 버린 농약병과 스티로폼 등 각종 쓰레기가 늘어 수달의 서식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8일 무등산 국립공원 등에 따르면 현재 석곡천 등 무등산 자락에 서식중인 수달은 10마리 내외로 파악되고 있다.

무등산 국립공원 관계자는 “수달은 활동반경이 넓어 적은 개체수에도 목격되는 빈도수가 높은 편이며 개체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수달의 분변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을 해보니 대부분 혈족(가족관계)으로 파악돼 유전적 다양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무등산 국립공원에서는 깃대종(대표적인 동·식물 종)인 수달을 비롯해 담비·삵·오소리·족제비 등 희귀 야생동물이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되며 생태계의 건강함을 증명한 바 있다. 또 공원 측은 산불 예방 출입통제기간을 두거나 무인센서카메라를 이용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야생동물 생태계 보존에 나서고 있다.

광주녹색연합 관계자는 “석곡천 등 무등산 자락에서 수달이 목격되는 것은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주민과 자치단체 등이 나서 서식 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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