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는 항구다
2019년 10월 28일(월) 04:50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삼학도 등대 아래 갈매기 우는/ 그리운 내 고향 목포는 항구다.”

목포가 낳은 당대 최고의 가왕(歌王) 고(故) 이난영 가수가 80여 년 전에 발표했던 국민 애창곡 ‘목포는 항구다’의 가사 일부이다.

목포는 개항 이후 일제 수탈 기지로 급성장하여 1940년대 인천, 부산에 이어 3대 항으로 번성했다. 상업 도시로 변모하며 한때는 전국 6대 도시로 강성했다. 그러나 일본, 중국 등과의 교역이 끊기면서 무역항이 사양길로 접어 들자 목포항의 성장도 멈췄다. 개항 120여 년, 목포시 승격 70년의 유구한 세월이 흘렀건만 화려했던 지난날 영화는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채 소외되고 정체된 도시로 변해 버렸다.

지리적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내항의 수심이 얕으며 영산강 중상류로부터 유입되는 다량의 퇴적물 등으로 인해 대형 항만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한편으로 DJ를 배출했다는 점 때문에 수십 년간 정권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그로 인해 개발에서 소외받고 발전과 비전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동안 목포시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목포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던 보해, 조선내화 등 중견 기업체들도 타 지역으로 옮겨 가고 이제는 변변한 공장 하나 없이 소비 도시로 변해 버렸다.

힘들고 찌든 삶 속에서도 목포는 정이 유독 많은 도시이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짭짤한 바다 내음이 어우러진 찐득찐득한 정감이 도시 곳곳에 베어 있다. 목포는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예향이다. 박화성, 김우진, 차범석, 이난영, 남농 등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했다. 이들의 자취와 흔적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어 근대적인 문화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목포는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곳이 많은 맛과 멋의 도시이다. 어느 식당을 가도 맛만큼은 만족하고 어느 곳을 가도 볼거리가 많은 맛과 멋이 넘치는 도시이다. 목포만이 지니고 있는 소박하고 정겨운 운치로 매력이 넘치는 도시이다. 한동안 멋과 맛, 매력을 갯벌 속에 묻혀 둔 채 잠자고 있던 목포가 긴 잠에서 깨어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6일 유달산에서 고하도를 잇는 국내 최장 거리 해상케이블카가 개통했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다도해의 비경, 유달산의 기암괴석과 절경, 학의 날개처럼 곧게 뻗은 목포대교너머로 떨어지는 금빛 낙조는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환상과 황홀의 뷰이다. 케이블카 개통과 함께 이제 목포는 1000만 관광 도시를 꿈꾸며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생산 기반이 취약한 목포는 관광 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1000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복합 리조트와 가족체류형 여가 활용 관광지 등 글로벌 관광 명소를 연계해 조성하고 대형 호텔, 쇼핑몰, 인피니티 수영장과 공연장, 전시장. 컨벤션센터 등도 절실하다. 짜릿한 이벤트,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여 누구나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변화시켜야 한다.

특히 목포에는 숙박 시설이 아주 부족하다. 요즘 주말에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방 구하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때문에 숙박 시설의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고들 한다. 이와 더불어 깨끗한 거리 조성, 바가지요금 근절, 친절한 손님맞이 등 성숙한 시민 의식과 유관 기관의 발 빠른 관광시책 발굴, 민관 통합형 협력 체제 구축 등도 매우 긴요하다. 가까운 진도, 신안, 해남 등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관광 자원과 관광 벨트를 구축하고 숙박형 여행객을 유치하여 관광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노력들이 한데 모아질 때 1000만 관광 도시로의 도약과 목포의 새로운 부흥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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