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모터스 ‘문제적 인사’고수 갈등 키운다
주주 대표단 “여론 악화시키는 대안 없는 반대 중단해야”
시민단체 “구 시대 인물…우호단체 앞세워 여론 희석 말라”
2019년 09월 10일(화) 04:50
(주)광주글로벌모터스 주주단이 9일 광주시의회에서 법인 등기를 촉구하는 회견을 하고 있다. 광주시와 주주들이 박광태 전 시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한 지난달 말 이후 박광태 대표를 적격성을 놓고 찬반 진영이 입장 표명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시가 복수의 ‘문제적 인사’가 포함된 3인의 등기이사 체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광주글로벌모터스의 법인 등기 방침을 고수하면서 지역사회 갈등을 키우는 모습이다.

‘비리전력·비전문가’로 지적받는 박광태 전 광주시장, 지역노동계가 ‘반 노조 인사’로 결사반대 의사를 밝힌 현대자동차 출신 박모 전 부사장 등 3인을 등기이사로 세우려는 계획을 유지하면서 이들을 반대하는 시민사회 진영과 환영하는 주주·경영자 단체 등으로 갈라지는 양상을 보이면서다.

시민사회 진영 일부에서는 박 대표이사 반대 여론이 들끓어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광주시가 박 대표이사와 광주시에 우호적인 단체들을 내세워 여론을 희석시킨 후 ‘법인 등기’를 강행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주주 대표단은 9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인 설립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를 요구하며, 여론을 악화시키는 대안 없는 반대 의견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주주들은 박광태 대표이사가 법인 초기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정부, 현대차, 노동계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토대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하고 선임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시도해본 적 없는 사업 성격상 모두가 똘똘 뭉쳐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인데도 일부의 대안 없는 반대 의견으로 사업 진행이 지체되는 것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대표이사 선임 반대 논란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경영자총협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법인 설립을 위해 내부 투자자 모집을 완료하고 사명을 확정 지었으나, 대표이사 등 임원 선임 과정에서 지역 사회의 찬반 여론과 함께 갈등을 빚고 있다”며 “하루빨리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역 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경총은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은 지역민의 염원이다”며 “자동차로 시작하는 광주형 일자리가 좋은 성과를 보이면 다른 산업 분야로 확산해 그야말로 기업 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광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을 광주형일자리 모델인 (주)광주글로벌모터스 초대 대표이사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확고하다. 박 전 시장은 비리로 얼룩진 구시대 인물일 뿐 아니라 2021년 하반기 자동차 생산을 위한 초기 설계와 경영의 토대를 구축할 전문성도 결여된 인물이라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지난 5일 ‘박광태 대표이사 사퇴를 위한 대책위’를 꾸린 ‘참여자치 21’과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정의당 광주시당,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가)광주시의회모니터링단 등은 이날까지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복지공감플러스, (사)광주시민센터, 광주청년유니온, 청년상상넷(청년정책네트워크) 등 5개 참여단체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반대 목소리를 키워나가고 있다.

광주시청 현관 앞에서 아침마다 1시간씩 펼쳐온 ‘1인 시위’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책위는 이르면 10일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보내 ‘초대 대표이사 박광태’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를 명확히 따지기로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용섭 시장이 직접 발탁한 박광태 대표이사는 광주 시민의 염원이 깃든 광주형일자리 초대 대표이사감이 절대 아니다”면서 “우호적인 단체들을 내세워 ‘박광태 반대’ 여론을 희석시킨 후 추석 전 후로 기습적으로 법인 등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 대로 실행된다면, 이 시장은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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