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마케팅’ 업고 ‘필승코리아’ 펀드 열풍
광주·전남 978명 가입…이용섭 시장 등 지역인사 가입 줄이어
신협 광주전남본부 ‘815 해방 대출’ 지역 판매액 61억원 돌파
2019년 09월 04일(수) 04:50
광주은행(은행장 송종욱·가운데)은 3일 이용섭(오른쪽) 광주시장이 ‘NH-아문디 필승코리아 증권투자신탁 펀드’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필승 펀드’는 광주은행 전점과 농협은행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광주은행 제공>
일본의 수출 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100% 우리 자본’을 내세운 금융권의 ‘애국 마케팅’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3일 농협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2일 기준 광주·전남지역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이하 필승 펀드) 가입 금액은 7억7100만원으로 집계됐다.

펀드에 돈을 맡긴 지역민은 광주 454명·전남 524명 등 모두 978명으로, 전체 가입자(1만3904명)의 7.0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1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는 이 펀드는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피해를 입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기술 국산화’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운용보수의 50%는 공익기금으로 적립돼 기초과학 분야의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농협 계열사가 300억원을 초기 투자했고, 통상 70bp~80bp(bp=0.01포인트)대인 주식형 펀드 운용보수를 50bp로 낮춰 수익률을 높였다.

지난달 14일 출시된 이 펀드는 초기 평균 가입액이 1억원을 못 미쳤지만, 같은 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한 뒤 상승세다.

광주·전남의 경우 지난 29일 4억4500만원(721건)이었던 가입금액은 주말이 지난 2일 기준 7억7100만원(978건)으로 73.2% 급증했다.

지역 인사들의 가입도 줄을 잇고 있다. 3일 오전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은행 시청지점을 찾아 필승 펀드에 가입했다.

이 시장을 포함해 김영록 전남지사, 송종욱 광주은행장, 이용주(여수 갑) 국회의원, 장석웅 전남교육감, 정종순 장흥군수, 김철우 보성군수, 이승옥 강진군수, 나윤수 함평군수 권한대행, 고여인 순천대 총장 등이 힘을 보탰다.

지난 28일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여수를 찾아 펀드 투자에 나섰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성혁 해수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 정재계 인사의 가입도 잇따르고 있다.

광복절 74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7일 신협중앙회가 내놓은 ‘815 해방 대출’도 지역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

‘815 대출’은 고금리 대출을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8.15% 이내 금리로 전환해주는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으로, 서민·직장인·자영업자의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빚으로부터 해방’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2일 기준 신협 광주전남지역본부의 ‘815 대출’ 판매액은 61억2300만원(679건)으로 전국 10개 지역본부 가운데 가장 많다.

‘애국 열풍’을 업고 ‘815 대출’은 출시 한 달을 앞두고 전국 누적 판매액이 400억원(4674건)을 돌파했다.

박찬길 신협중앙회 광주전남본부 차장은 “일본 불매운동에서 나아가 국내 순수 금융 자본을 이용하려는 지역민들의 의사가 반영돼 해당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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