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희토류…中, 美 겨냥 전방위 공세
美대표운송업체 페덱스 압박
“미국산 농산물 수입 70% 줄어”
미·중 무역전쟁 전면전
2019년 06월 04일(화) 04:50
미·중 양국이 지난 1일을 기해 보복 관세를 본격적으로 부과하며 전면전에 돌입하자 중국이 미국을 정조준해 미국 대표 운송업체인 페덱스를 압박하고 희토류 카드마저 언급하며 전방위 파상 공세에 나섰다. 중국은 또한, 미국을 대놓고 겨냥한 ‘블랙리스트 기업’ 제도까지 도입했으며, 무력시위 차원에서 보하이(渤海)만에서 미사일 발사 시험까지 하는 등 대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3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우정당국은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가 화웨이 화물의 목적지를 바꾸는 오류를 범하자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강한 불만을 표명하며 전면 조사에 나섰다.민간 운송업체의 배송 오류 사안에 대해 중국 당국이 대대적으로 동원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보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페덱스는 화웨이가 지난달 19∼20일 일본에서 중국 화웨이 사무실로 보낸 화물 2개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페덱스 본부로 잘못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마쥔성 중국 우정국장은 지난 2일 페덱스 사건과 관련해 “어떤 택배 기업이든지 중국 법을 지켜야 하며 중국 기업과 사용자의 합법적인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도 페덱스 사건에 대해 중국 법을 어기면 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외국 투자자들은 반드시 중국 법을 지켜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자국 기업의 권익을 침해한 외국기업에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공개했다.즈류쉰 중국 상무부 안보 및 관제국장은 블랙리스트 지정 요건으로 중국 업체를 봉쇄하거나 부품 공급을 중단 또는 차별하는 외국 기업 및 조직, 개인을 지칭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중국 고위관리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의 수출을 제한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는 점이다.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여부에 대해 “중국은 전 세계에서 희토류가 가장 풍부한 국가로, 희토류가 필요한 다른 나라의 수요를 만족시킬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된 형태의 희토류는 비중이 더 높다. 미국은 첨단 전자제품과 군사 장비 등에 쓰이는 희토류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랴오닝성 해사국은 보하이만 일대에 항행 금지구역을 설정했다. 이후 랴오닝, 산둥, 산시 등에서는 긴 꼬리를 가진 발광체가 공중을 날아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많은 중국 누리꾼은 이 비행체가 중국군이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신 SLBM ‘쥐랑(巨浪·JL)-3’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쥐랑-3은 미국 본토와 유럽 전역까지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1만3천㎞의 다탄두 SLBM이다. 중국 해사국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남중국해 해상에서 군사 훈련이 있어 이들 해역을 통제한다고 밝히는 등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대미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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