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선글라스
2019년 05월 30일(목) 00:00
성큼 다가온 여름, 불볕더위를 준비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여름철 패션의 완성이라는 선글라스를 많이 찾는 계절이기도 하다. 선글라스는 1430년대 중국 법정에서 판관들의 눈빛을 가리기 위해 연기로 그을려 안경 렌즈를 어둡게 만드는 안경을 시작으로, 1930년대 후반 미 육군 항공대 소속 조종사들에게 시력 보호 차원에서 안경을 지급하면서 대중화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흔히 우리는 패션용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선크림을 바르는 것처럼 선글라스를 착용함으로써 자외선에 의한 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오존층에 흡수되지 않고 지표면에 도달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 파장은 피부에 깊게 침투하는 UVA(315~400nm)와 피부 겉에 화상을 입히는 UVB(280~315nm)로 나뉜다. 이 파장이 각막·망막·수정체 등에 흡수되면서 활성 산소를 발생시키고 세포를 손상시켜 광각막염, 백내장, 황변 변성과 같은 안 질환을 유발한다. 자외선에 눈을 충분히 보호받지 못해 눈에 통증이 오는 광각막염은 각막과 결막에 입는 화상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마치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과 같은 통증과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나며, 심각한 고통이 느껴진다.

눈 안의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수정체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백내장은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 질환이다. 하지만 외부 활동이 활발한 젊은 사람들은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잦고, 자외선이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노화를 앞당기며, 수정체의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혼탁하게 만들어 백내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녹내장, 당뇨 망막병증과 더불어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원인 질환 중 하나인 황반 변성은 눈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 조직인 황반부에 변성이 생겨 발생한다. 주 증상으로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시야 중심에 사라지지 않는 점이 보이고 심하게 진행된 경우 실명을 유발하지만 초기에 자각 증상이 없고 시력 감퇴를 느끼지 못해 중증에 이르고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평소 자외선으로 인한 눈 노화와 질환을 예방하려면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외출 시 선글라스를 필히 착용해 자외선이 눈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햇빛이 강렬한 여름철에만 자외선을 주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주 흐린 날씨를 제외하고 자외선은 사계절 내내 지표면에 도달하기 때문에 외출 시 선글라스 착용으로 눈을 보호해야 한다.

최근 다양한 종류의 선글라스가 시중에 나와 있지만 모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선글라스 선택 시 자외선 차단 코팅 유무와 UVA, UVB를 차단하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또한 선글라스의 색이 짙다고 자외선 차단이 잘 된다고 생각하지만 색깔이 짙을 경우 오히려 시야가 어두워져 더 잘 보기 위해 동공이 확장돼 자외선이 더 많이 침투할 수 있어 눈동자가 들여다보일 정도인 75~80% 농도의 렌즈를 고르는 것이 좋다.

또한 렌즈의 크기도 중요한데 렌즈는 되도록 크고 밀착된 것이 좋다. 눈에서 렌즈가 멀어지거나 렌즈 크기가 작을 경우 눈 정면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은 피할 수 있지만 주변에서 들어오는 자외선을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다. 장소나 용도에 따라 눈을 보호하는 렌즈 색상도 달라진다. 햇빛이 강한 날의 운전자는 갈색 렌즈, 바닷가나 스키장에서는 시야의 이물감을 덜어주는 녹색 렌즈, 어두운 작업장이나 야간 운전자에게는 주황색 렌즈, 사격이나 레저용으로는 사물의 움직임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황색 렌즈가 좋다.

오존층은 파괴되고 자외선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단순한 패션 아이템 역할을 넘어 눈 건강에도 중요한 선글라스 착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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