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동네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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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역 앞엔 작은 책방이 있다. 순천역에서 기차시간이 남았다면 어정쩡하게 플랫폼을 서성이지 말고 순천역 앞 작은 동네서점 ‘책방 심다’에 가보자.”(구선아의 ‘여행자의 동네서점’ 중)
그녀의 말 대로(?) 지난달 순천여행길에 ‘책방 심다’에 들렀다. 순천역 인근 재래시장 골목길 건물 1층에 들어선 책방은 노랑색 페인트로 꾸민 덕분인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책방 앞에 도착하자 유리창 맨 아래에 적힌 문구가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신의 마음에 우리의 씨앗을 심고 싶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인상 좋아 보이는 젊은 여성이 방문객을 맞는다. 15평 규모의 책방 가운데에는 7∼8명이 둘러 앉아 담소를 나누기에 좋은 나무 탁자가 놓여 있다. 일반 대형서점에선 느끼기 힘든 아늑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손길 가는 대로 책장을 넘기다 보니 30분이 훌쩍 지나간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책방 심다’에는 여행·시집·사진·에세이·그림책 등 다양한 장르의 400여 권이 진열돼 있다. 책 표지를 정면에서 볼 수 있도록 배치한 서가의 풍경이 마치 갤러리 벽에 전시된 그림을 마주하고 있는 듯 하다.
‘책방 심다’의 핫코너는 책 표지도 모른 채 책을 사는 ‘Blind Date with a Book’ 서가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책과의 소개팅’이라고 할까? 30대의 홍승용·김주은 주인 부부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 못한 좋은 책들을 골라 포장한 뒤 그 위에 내용과 저자를 추측해보는 해시태그(정보를 설명하는 키워드)를 붙여놓은 곳이다.
이 코너는 독자들이 책 광고와 표지에 현혹돼 책을 선택하기보다 진짜 좋은 책을 고르기를 바라는 주인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이 밖에도 ‘책방 심다’에선 정기적으로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독서모임, 저자 초청 강연 등 지역민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연중 진행된다. 이쯤 되면 책방이라기보다는 문화사랑방에 가깝다.
최근 광주 동명동 푸른길에도 아담한 ‘책방 심가네박씨’가 문을 열었다. 주인은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 모임 ‘인문지행’을 이끌고 있는 박해용·심옥숙 부부다. 두 사람의 성(姓)에서 따온 책방이름이 정겹다. 특히 ‘책방 심가네박씨’는 작은 서점들보다 공간이 한층 넓어 인문학 모임을 즐기는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책방이 사라져가는 시대, 근래 개성있는 콘텐츠를 내세운 책방들이 하나 둘씩 동네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그 옛날, 책방은 단지 책을 사는 곳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양식을 얻는 밥상이었고, 각박한 세상의 지혜를 구하는 곳간이었다.
요즘 동네책방의 가장 큰 매력은 독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담은 새로운 책들의 발견이다. 그러니 ‘책방 심다’ ‘책방 심가네박씨’와 같은 동네책방이 우리 곁에 오랫동안 머물도록 자주 들러 책과 친해지자. 동네책방이 늘어나는 건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이므로.
<편집부국장·문화선임기자〉
그녀의 말 대로(?) 지난달 순천여행길에 ‘책방 심다’에 들렀다. 순천역 인근 재래시장 골목길 건물 1층에 들어선 책방은 노랑색 페인트로 꾸민 덕분인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책방 앞에 도착하자 유리창 맨 아래에 적힌 문구가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신의 마음에 우리의 씨앗을 심고 싶습니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책방 심다’에는 여행·시집·사진·에세이·그림책 등 다양한 장르의 400여 권이 진열돼 있다. 책 표지를 정면에서 볼 수 있도록 배치한 서가의 풍경이 마치 갤러리 벽에 전시된 그림을 마주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코너는 독자들이 책 광고와 표지에 현혹돼 책을 선택하기보다 진짜 좋은 책을 고르기를 바라는 주인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이 밖에도 ‘책방 심다’에선 정기적으로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독서모임, 저자 초청 강연 등 지역민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연중 진행된다. 이쯤 되면 책방이라기보다는 문화사랑방에 가깝다.
최근 광주 동명동 푸른길에도 아담한 ‘책방 심가네박씨’가 문을 열었다. 주인은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 모임 ‘인문지행’을 이끌고 있는 박해용·심옥숙 부부다. 두 사람의 성(姓)에서 따온 책방이름이 정겹다. 특히 ‘책방 심가네박씨’는 작은 서점들보다 공간이 한층 넓어 인문학 모임을 즐기는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책방이 사라져가는 시대, 근래 개성있는 콘텐츠를 내세운 책방들이 하나 둘씩 동네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그 옛날, 책방은 단지 책을 사는 곳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양식을 얻는 밥상이었고, 각박한 세상의 지혜를 구하는 곳간이었다.
요즘 동네책방의 가장 큰 매력은 독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담은 새로운 책들의 발견이다. 그러니 ‘책방 심다’ ‘책방 심가네박씨’와 같은 동네책방이 우리 곁에 오랫동안 머물도록 자주 들러 책과 친해지자. 동네책방이 늘어나는 건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이므로.
<편집부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