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규 원불교 광주교구 사무국장] 부메랑은 반드시 나에게 날아온다
2017년 06월 09일(금) 00:00
한 영국 소년이 여름에 스코틀랜드 어느 시골 호수에 놀러갔다가 익사 직전에 처하게 됐습니다. 이를 본 시골소년이 얼른 달려와서 위험을 감수하고 영국소년을 구해주었습니다. 영국소년의 아버지는 너무 고마워 시골소년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의학을 공부해서 인간을 병에서 고쳐주고 싶어요”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시골소년이 의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학비 등을 지원해주었습니다. 그 시골소년은 1928년 인류 최초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명하고 1945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알렉산더 플레밍 경입니다. 어릴 적 플레밍 경이 구해준 영국소년은 윈스턴 처칠 경입니다.

윈스턴 처칠은 2차 세계대전 중 미국대통령과 함께 소련총리와 회담하러 갔다가 폐렴에 감염이 됐지만 플레밍이 발명한 페니실린을 통해 완쾌를 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참 우연이다 할 수 있겠으나, 진리적으로 보면 참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처럼 자신이 도움을 준 만큼만 타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를 돌아봅시다. 요즘 박근혜, 최순실 두 사람의 재판 소식이 여기저기 들려옵니다. 권력의 힘이 강해질수록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힘을 올바로 쓰지 않는다면 국민과 법의 심판을 받는 시기도 앞당겨지기 마련입니다.

사회 고위층들이 이 사건을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과연 나는 이 사회에 복을 짓고 있나, 죄를 짓고 있나’하고 말입니다. 개인이라고 해서 인과보응의 부메랑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경중이 약한 경우에는 자신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예외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겨울에 뿌린 상추씨는 화단의 풍성한 수확물이 됩니다. 하나의 씨앗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나는 요즘 사드문제가 국제사회의 이슈로 번지면서 국론분열과 더불어 엄청난 사회적 손실비용으로 감당해야 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왜 이 문제가 이렇게 되어졌나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사드가 국내에 배치되지 않았던 시기가 전쟁에 대한 위협이나 한반도 전쟁에 대한 우려가 덜했던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반도 상황이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의 군비증강과 선제타격론의 모습과 너무 흡사한 것도 우려가 됩니다.

사드는 전쟁의 씨앗과도 같다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대화나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상대국과 협상자체가 되지 않으므로 전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에 따라 전쟁시 미군의 생명을 보호코자 미국의 자국적이익에 의해 방어무기라는 이름으로 전쟁무기를 배치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아야 합니다. 미사일이 북에서 남으로 날아오는 순간, 혹 사드로 미사일을 한발 맞추었다 한들, 이미 전쟁의 화마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고 제3차 세계대전으로 발발할 것입니다. 그 씨앗이 바로 사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쟁의 씨앗인 사드를 철수하고 평화의 씨앗을 지금부터라도 심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 평화의 씨앗은 다만 일방적인 지원은 아닐 것입니다. 주변국들과의 협력 속에 북한에 대한 제재와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고 동북아평화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드 졸속배치를 주도한 이들을 철저히 조사해 대통령에게도 보고하지 못할 어떤 이유가 있는지를 밝혀야합니다. 정당하고 떳떳한 절차를 통해 제2의 4대강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내일이면 6·10항쟁 30주년입니다. 3·1정신, 5월의 노래, 6월 함성의 씨앗이 이만큼의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는 꽃이 피게 했습니다. 이제는 또 다른 평화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시기입니다. 전쟁의 씨앗이 아닌 평화의 씨앗이 뿌려져 반드시 그 결실을 이루어내야 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누군가 저에게 말합니다. “30, 4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 때로 다시 돌아가 정말 열심히 살아보고 싶습니다”하고 말입니다. 저는 “지금 그 소원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십시요. 그러니 지금부터 정성과 최선을 다해 선행하시고 열심히 살아보세요”라고 합니다.

우리가 10년, 20년 후의 불행한 역사를 막아내기 위해서 전쟁의 씨앗인 한반도 사드배치에 찬성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평화의 부메랑을 지금 날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부메랑은 반드시 다시 나에게 날아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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