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우 단국대 천안캠퍼스 교수] “한 놈만 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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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상영됐던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무대포’ 역으로 나오는 유오성이 명대사를 남겼다. 바로 ‘한 놈만 팬다’이다. 유오성은 한 명이 여러 명이랑 싸울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백 명이던 천 명이든 난 한 놈만 팬다’고 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달려들어도 한 놈만 골라 집중적으로 패면 나머지는 겁을 먹고 쉽게 달려들지 못하기 때문에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전략이다.
‘한 놈만 팬다’고 말한 유오성이 영화에서 단순 우직스럽게 그려지지만 이는 고도의 전략이다. 전략의 요체인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고 있고 쉽게 펼칠 수 있을 것 같은 이 전략을 실제로 실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나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다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감해야 이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지난달 열렸던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회는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로 이를 지켜본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허탈해 했다. 증인들이 무더기 불참했을 뿐 아니라 청문회에 나온 증인을 하루 종일 닦달했음에도 결정적인 증언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막판에 위안을 얻었다면 바로 ‘한 놈만 패라’는 전략으로 ‘모르쇠’ 전선을 격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유오성이 “나는 한 놈만 팬다”고 한 것처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집요하게 “블랙리스트가 있었느냐”는 질문만 반복해서 성과를 거뒀다. 같은 질문을 17번이나 집요하게 한 결과, 만만치 않은 조윤선 전 장관으로부터 ‘블랙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덕분에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명대사가 다시 한번 회자됐고 이용주 의원은 ‘버럭 요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 장면은 질문 회수까지 편집되어 유튜브 인기 동영상으로 올라와 있다.
‘한 놈만 패라’는 고도의 심리전이기도 하다. 상대와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혼자서 건달 여러 명을 잡아놓고 기합을 주는 장면이 있다. 많은 수가 한 명에게 제압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상대에게 심리적 공포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덤비면 한 명을 충분히 이길 수 있지만 그 한 놈이 자신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같은 심리전이 통하지 않으면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청문회에서 이용주 의원은 처음부터 같은 질문을 반복할 계획은 아니었다고 한다. 질문 도중에 조윤선 장관이 흔들리는 낌새를 눈치채고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버럭 소리까지 질러가며 기선을 제압했기에 블랙 리스트의 존재를 시인하는 자백을 받아낼 수 있었다. 만약 성공하지 못했다면 호통만 치는 국회의원이라고 호된 질타를 받았을 것이다. 검사 출신으로 오랜 심문 경험이 있고 승부사적 기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한 놈만 패라’ 는 싸움의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 쓸만한 전략이다. 사업 부분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사례이기도 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명성 효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에서 이런 장면을 접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생생한 사례로 오랫동안 인용될 것이지만 마냥 사이다 같은 느낌만 갖지 못하는 것은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서일까.
지난달 열렸던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회는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로 이를 지켜본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허탈해 했다. 증인들이 무더기 불참했을 뿐 아니라 청문회에 나온 증인을 하루 종일 닦달했음에도 결정적인 증언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막판에 위안을 얻었다면 바로 ‘한 놈만 패라’는 전략으로 ‘모르쇠’ 전선을 격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한 놈만 패라’는 고도의 심리전이기도 하다. 상대와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혼자서 건달 여러 명을 잡아놓고 기합을 주는 장면이 있다. 많은 수가 한 명에게 제압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상대에게 심리적 공포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덤비면 한 명을 충분히 이길 수 있지만 그 한 놈이 자신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같은 심리전이 통하지 않으면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청문회에서 이용주 의원은 처음부터 같은 질문을 반복할 계획은 아니었다고 한다. 질문 도중에 조윤선 장관이 흔들리는 낌새를 눈치채고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버럭 소리까지 질러가며 기선을 제압했기에 블랙 리스트의 존재를 시인하는 자백을 받아낼 수 있었다. 만약 성공하지 못했다면 호통만 치는 국회의원이라고 호된 질타를 받았을 것이다. 검사 출신으로 오랜 심문 경험이 있고 승부사적 기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한 놈만 패라’ 는 싸움의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 쓸만한 전략이다. 사업 부분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사례이기도 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명성 효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에서 이런 장면을 접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생생한 사례로 오랫동안 인용될 것이지만 마냥 사이다 같은 느낌만 갖지 못하는 것은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