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정 광주시의회 의원]간송 전형필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TV영화채널에서 ‘암살’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조진웅, 오달수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명연기를 볼 수 있었던 기쁨과 안옥윤, 염석진, 하와이피스톨,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등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 그리고 김구, 김원봉, 안옥윤 등 실존 인물들에게서 나오는 역사의식과 존경심이 두 번을 봐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영화 암살에는 몇 분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수많은 존경할만한 애국지사분이 계시고, 그 중에는 간송 전형필 선생님도 계신다. 간송선생은 6000억원이 넘는 재산으로 우리 문화재들을 사들여 보화각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박물관을 세우신 분이다.
1906년 서울 종로 부잣집의 늦둥이 막내아들로 태어난 간송은 25세에 십만 석 추수를 총괄하는 조선 최대 지주가 된다. 그리고 독립운동가 오세창 선생의 의견에 따라 한 해에 수만 점의 문화재가 도굴되어 일본으로 팔려나가던 상황 속에서 민족의 혼과 얼을 지켜내기 위해 문화재를 감식하는 눈을 기르고 문화유산을 수집하였다.
기와집 다섯 채 값으로 낡은 그림을 사고 다시 그보다 더 비싼 금액을 들여 수리와 표구를 했던 간송 선생의 정성이 오늘날 우리에게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의 높은 문화 수준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간송미술관은 국보 제65호 청자기린유개향로, 제66호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 제68호 고려청자상감운학문매병,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 제71호 동국정운, 제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상, 제73호 금동삼존불감, 제74호 청자오리형연적, 제149호 동래선생교정북사상절, 제270호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 제294호 백화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등 11점의 국보를 비롯해 보물 10점, 국립중앙박물관보 보다 많은 200여 점의 겸재 정선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전시된 작품들로만 신윤복의 미인도를 비롯해 1000여 점이 넘는다고 하니 그 규모와 함께 간송 선생의 얼마나 많은 품을 팔았는지에 대해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들은 서울발 뉴스에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전시되고 있는 간송미술전이 내년 2월을 마감으로 기약없는 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식이다.
서울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은 공간이 협소하여 매년 봄, 가을 각 2주 동안만 전시해 왔었고, 2014년도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장소를 옮겼다. 간송의 소장품이 외부로 나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각 신문마다 문화면에서는 비중 있게 다뤘었고, 2014년 3월부터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라는 전시명으로 진행된 간송문화전 1부와 같은 해 7월 간송문화전 2부 ‘보화각’은 3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하지만 지금은 동대문디자인프라자는 디자인박물관으로 쓰려던 공간 성격에 맞지 않고 전시성과가 미흡하다는 의견을 냈었고, 간송미술관 측에서도 전시실 조명 문제와 전시 기획에 대한 간섭 등의 이유로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듣고 보니 광주에 있는 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실이 생각이 났다. 만약 우리 시에서 간송미술전이 열린다면 어떻게 될까? 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비엔날레와 간송미술전이 연계된다면 한국의 고근대 미술과 현대미술을 모두 아우르는 도시가 될 것이며, 전국에서 전시를 찾아 광주를 찾게 되어 문화관광의 측면에서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다. 예향의 도시에 이만큼 어울리는 기획도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개인주의, 배금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우리 사회를 걱정한다면, 간송 전형필 선생이 지켜낸 우리 민족의 자존감과 주체성을 기리고 이어가는 것은 우리 지역 청소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화관광 콘텐츠를 걱정하는 광주 기획자와 우리시 문화정책 담당자가 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
*은펜칼럼은 오피니언 기고 최우수작 수상자의 모임인 ‘은펜클럽’ 회원들의 칼럼을 싣는 코너입니다.
1906년 서울 종로 부잣집의 늦둥이 막내아들로 태어난 간송은 25세에 십만 석 추수를 총괄하는 조선 최대 지주가 된다. 그리고 독립운동가 오세창 선생의 의견에 따라 한 해에 수만 점의 문화재가 도굴되어 일본으로 팔려나가던 상황 속에서 민족의 혼과 얼을 지켜내기 위해 문화재를 감식하는 눈을 기르고 문화유산을 수집하였다.
간송미술관은 국보 제65호 청자기린유개향로, 제66호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 제68호 고려청자상감운학문매병,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 제71호 동국정운, 제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상, 제73호 금동삼존불감, 제74호 청자오리형연적, 제149호 동래선생교정북사상절, 제270호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 제294호 백화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등 11점의 국보를 비롯해 보물 10점, 국립중앙박물관보 보다 많은 200여 점의 겸재 정선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전시된 작품들로만 신윤복의 미인도를 비롯해 1000여 점이 넘는다고 하니 그 규모와 함께 간송 선생의 얼마나 많은 품을 팔았는지에 대해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들은 서울발 뉴스에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전시되고 있는 간송미술전이 내년 2월을 마감으로 기약없는 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식이다.
서울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은 공간이 협소하여 매년 봄, 가을 각 2주 동안만 전시해 왔었고, 2014년도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장소를 옮겼다. 간송의 소장품이 외부로 나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각 신문마다 문화면에서는 비중 있게 다뤘었고, 2014년 3월부터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라는 전시명으로 진행된 간송문화전 1부와 같은 해 7월 간송문화전 2부 ‘보화각’은 3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하지만 지금은 동대문디자인프라자는 디자인박물관으로 쓰려던 공간 성격에 맞지 않고 전시성과가 미흡하다는 의견을 냈었고, 간송미술관 측에서도 전시실 조명 문제와 전시 기획에 대한 간섭 등의 이유로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듣고 보니 광주에 있는 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실이 생각이 났다. 만약 우리 시에서 간송미술전이 열린다면 어떻게 될까? 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비엔날레와 간송미술전이 연계된다면 한국의 고근대 미술과 현대미술을 모두 아우르는 도시가 될 것이며, 전국에서 전시를 찾아 광주를 찾게 되어 문화관광의 측면에서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다. 예향의 도시에 이만큼 어울리는 기획도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개인주의, 배금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우리 사회를 걱정한다면, 간송 전형필 선생이 지켜낸 우리 민족의 자존감과 주체성을 기리고 이어가는 것은 우리 지역 청소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화관광 콘텐츠를 걱정하는 광주 기획자와 우리시 문화정책 담당자가 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
*은펜칼럼은 오피니언 기고 최우수작 수상자의 모임인 ‘은펜클럽’ 회원들의 칼럼을 싣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