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찾아 온 봄, 손내밀어 봄
관광공사 추천 남도 꽃길
2015년 03월 12일(목) 00:00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몸을 움츠러들게 했다. 이 추위가 지나가면 봄을 알리는 꽃들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봄이 오는 길, 봄을 먼저 만날 수 있는 남도의 꽃 잔치. 한국 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꽃으로 그득한 봄 나들이 길이다.

◇봄바람에 실려오는 매화 향, 양산 통도사와 김해건설공고

봄이 오는 길목에 양산 통도사는 홍매화 꽃으로 빛난다. 신라 시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에서 비롯돼 ‘자장매’로 불리는 이 매화는 고고하면서도 화려한 자태를 선보여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한다. 수령은 약 350년에 이른다고 한다. 양산시 원동면 일대도 매화 명소다. 영포마을을 비롯한 쌍포·내포·함포·어영마을 등에 매화 밭이 조성되었다. 특히 영포리 영포마을에 자리한 매화나무 2만 그루는 폭죽이 터지듯 꽃을 피워낸다. 개인 농원인 ‘순매원’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낙동강변에 위치해 있어 매화 밭과 강, 철길이 어우러진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김해건설공고에는 ‘와룡매’가 꽃잎을 연다. 나무 모양이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기어가는 것처럼 보여 와룡매라 불린다. 매화가 만발할 무렵이면 교정에는 꽃을 보려는 사람들과 삼각대에 카메라를 든 사진작가로 넘쳐난다. 김해건설공고 인근에는 수로왕릉, 국립김해박물관 등 가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들도 많다. 꽃구경과 함께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는 봄나들이길이다.

〈양산시청 문화관광과 055-392-3233, 김해시청 관광과 055-330-4445〉

◇봄꽃 가득한 제주 나들이

봄을 먼저 만나고 싶다면 제주로 떠나보자. 한림공원의 수선화와 매화가 차례로 꽃을 피우며 봄맞이에 나선 여행자를 유혹하고 있다. 한림공원의 수선화·매화정원에는 60년생 능수매와 20년 이상 된 백매화, 홍매화, 청매화가 일찌감치 꽃망울을 터트린 수선화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꽃동산을 이룬다. 봄꽃 외에도 아열대 식물원과 산야초원, 재암수석관, 연못정원, 협재·쌍용·황금굴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노리매에서는 매화를 비롯해 수선화, 유채, 하귤 등 제주의 봄을 만끽할 수 있다. 꽃놀이와 함께 제주의 전통 배(테우) 체험도 할 수 있다. 동양 최대의 동백 수목원 카멜리아힐에도 향긋한 봄 내음이 가득하다.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다양한 동백꽃이 쉬지 않고 피어나면서 붉은 카펫이 깔린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나들이 길에 먹을 것이 빠질 수는 없다. 매콤한 갈치조림과 전복이 푸짐하게 들어간 전복뚝배기로 봄나들이를 마무리해보자.

〈한림공원 064-796-0001, 노리매 064-792-8211, 카멜리아힐 064-792-0088〉

◇봄이 먼저 찾는 정남진의 동백 편지

장흥의 봄은 정남진 바닷가에서 시작된다. 따뜻한 남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은 묵촌리(행정구역 접정리)에 이르러 동백 꽃망울을 터뜨린다. 용산면 묵촌리 동백림은 수령 250∼300년의 고목 140여 그루가 모여있는 아담한 숲이다. 툭툭 떨어지는 동백 꽃비를 맞기 위해서는 3월 중에 이곳을 찾는 것이 좋다. 묵촌리는 동학 농민군의 장흥전투를 이끈 이방언의 고향이기도 하다. 광활한 동백 숲을 보기 위해 천관산 동백생태 숲으로 발길을 해보자. 계곡을 따라 약 20만 ㎡에 걸쳐 동백 군락지가 형성되었다. 먹을거리와 볼거리도 풍부한 장흥 나들이다.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은 장흥삼합을 비롯한 먹을거리가 천국이다. 토요일과 오일장(끝자리 2·7일)이 서는 날 열린다. 상설 시장과 한우 판매장, 식당은 매일 영업을 한다. 알뜰한 가격에 장흥 특산물을 살 수 있고 볼거리도 다양한, 여행객이 꼭 거쳐야 하는 코스다. 야생 차밭과 비자나무 숲을 통과하는 길이 인상적인 보림사, 밤하늘의 신비를 엿볼 수 있는 정남진 천문과학관, 정남진전망대 등 봄꽃을 만나러 가는 길이 풍성하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해안선 숲길 따라 수줍게 핀 동백, 거제 지심도

‘수줍은 봄’이 경남 거제의 바다에 깃들고 있다. 붉게 핀 동백꽃은 3월이면 해안선 훈풍을 따라 소담스런 자태를 뽐낸다. 장승포항 남쪽에 위치한 지심도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동백 군락지 가운데 한 곳이다. 원시림을 간직한 지심도의 군락 중 50%가량이 동백으로 채워져 고운 동백 터널을 만든다. 지심도의 동백꽃은 12월 초부터 모습을 드러냈다가 4월 하순이면 대부분 꽃잎을 감춘다. 2월 말∼3월 중순이 꽃구경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다. 지심도에서는 100년 이상 된 동백이 숲을 이루고 있다. 동백을 따라 해안 절벽이 있는 마끝, 포진지를 거쳐 망루까지 둘레길을 걸어보자. 두 시간 정도 걸음을 옮기는 길이다. 거제도 남쪽 우제봉 산책로 또한 해금강 등 주변 바다 비경이 어우러져 동백꽃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봄꽃과 함께 봄의 향긋함도 만날 수 있다. 도다리쑥국, 물회 등은 거제의 봄을 더욱 향긋하게 채우는 별미다.

〈거제시청 관광과 055-639-4172〉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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