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의 마음으로 인재를 키워야한다
2013년 03월 27일(수) 00:00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일찍 무너지고 있다. ‘다해 봤다’고 하며 5년을 망친 이명박 전 정부보다 불통과 인사난맥상이 더 심하다는 게 요즘 민심이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불통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새 정부이기에 실망이 더 큰 것 같다. 물론 정부조직법의 뒤늦은 통과를 그 이유로 댈 수 있겠지만 인재등용에 대한 허술한 검증과 지역차별은 별개의 문제다.

인사차별을 보면서 호남인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선거 때 호남을 방문하여 인사탕평을 주장하더니 결국은 우리를 속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지율로 볼 때 당연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또 5년을 팍팍하게 살게 되었구나하는 한숨이 나올 만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선산이 호남에 있으니 호남사람’이라는 대변인의 호남인관이 곧 대통령의 생각이 아닌가 하는 염려다.

탕평은 한편만이 아닌 고른 인재의 등용에 그 의미와 가치가 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호남인재는 무수히 많다. 자신의 캠프에서 수고했던 사람도 중요하지만 탕평을 하려면 중도에 서있었던 진정한 호남인재들을 발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탕평인사는 호남에 대한 배려가 아닌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한 소통과 통합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난 이명박 정부처럼 호남에 대한 홀대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의 장래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호남인들은 이러한 소외를 그대로 지켜보면서 한탄만하며 또 세월을 낭비할 것인가? 이제 우리 호남도 달라져야 한다. 한숨으로 세월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와신상담의 자세로 인재를 키워 정권창출을 준비해야한다. 사기에 나오는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부차와 월나라 구천의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를 되새겨보자.

언제부터인가 호남은 인구가 영남에 비해 적기 때문에 대통령후보가 나와도 안 된다는 해괴한 논리가 우리 스스로의 뇌리에 각인되고 있다. 이러한 논리는 우리 스스로를 위축시키며 ‘인재 키우기’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호남에서 국회의원을 3선, 4선 하면 마치 죄인 취급을 당하는 풍토도 생긴 것이다. 물론 나라와 지역을 위해 아무런 한 일이 없고, 능력과 자질마저도 부족하다면 당연히 뽑아서도 안 되고 재선을 시켜서도 안 된다. 그렇지만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라면 다선을 만들어 대통령 후보로도, 국회의장으로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민주당이면 막대기라도 뽑는 지난날의 잘못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이런 후진적 정치에서 탈피해야 한다. 안철수 현상은 바로 이런 정치에 대한 청산을 바라는 민심의 표출이다. 우선은 내년 지방선거부터 당보다는 인물에 투표하자. 화려한 경력보다는 민심을 중시하며, 미래에 대한 혜안과 청렴과 염치를 아는 참신한 인재를 키워나가는 것이야말로 호남의 발전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맹자는 군자의 삼락 중 세 번째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다. 천하를 통일하는 왕도의 구현보다도 더 큰 즐거움이 인재를 키우는 데 있다는 맹자의 말씀을 우리 호남인은 되새겨야 한다.

/최희동 전남대학교총동창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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