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유치의 조건
홍 행 기
사회1팀장
2013년 01월 15일(화) 00:00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가 결정되는 오는 7월 피나(FINA·국제수영연맹) 총회를 앞두고 광주시의 고민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피나 위원 22명에게 광주유치의 당위성을 설득하곤 있지만, 경쟁상대인 중국과 일본이 워낙 강적인데다 유치를 확정지을 만한 결정적인 ‘한방’이 없는 탓이다.

이름있는 국제대회는 유치경쟁이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이다. 지난해 개최된 ‘여수 엑스포’ 역시 유치전이 펼쳐졌던 2007년 당시에는 후보도시들간 치열한 경쟁이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국가간 갈등까지 빚어졌었다. 당시 후보도시였던 모로코의 탕헤르와 폴란드의 브로츠와프는 여수와 함께 140개 BIE(세계박람회기구) 회원국 대표의 표심을 잡기 위해 물밑작업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가 지리적·정서적으로 가까운 모로코를 지원하면서 우리 정부와 마찰이 빚어졌다. 특히 2007년 11월 27일, 개최국을 결정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총회에서는 폴란드가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대신 ‘특정 후보 도시가 부당한 경쟁을 했다’며 BIE대표들에게 ‘투표를 기권해 줄 것’을 요구해 말썽이 나기도 했다. 어떤 대회든 일단 유치전에 뛰어든 국가 또는 도시들은 자신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총력전을 펼치는 만큼 경쟁이 뜨거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가 유치하려는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아직까지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나 여수엑스포 유치 당시 총리를 비롯한 고위 공무원단으로 꾸려진 유치위원회에 재계 총수가 가세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상황이다.

경쟁도시인 심천은 세계 2대 강대국인 중국의 거대한 자본과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가동할 것이 분명하다. 일본 역시 경제대국으로서 기존의 입지를 충분히 활용할 것이다. 그에 비하면 광주는 지자체와 소규모 유치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몇몇 인적 네트워크가 가동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시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은 대회를 유치할 수 있다면 진시황릉의 보물도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수엑스포 유치 확정 당시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엑스포 유치는) 50%가 외교력, 30%가 민·관 유치위원회, 나머지 20%는 현대차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광주시가 새겨들을만한 이야기다.

/redplan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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