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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2-12 16:42
하자 많아도 속으로만 앓는 입주민들
 글쓴이 : 김재형 (220.♡.4.189)

“곧 있으면 우리도 새 아파트에 입주한다.”라는 희망과 기쁨이 좌절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였다. 아파트가 지어지는 것을 보며 곧 있으면 입주한다. 우리 딸 중학교에 가면 새 아파트에서 다닐 수 있겠구나! 희망과 기대감에 입주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사전점검을 하며 희망과 기쁨은 살아지고 충격에 빠졌다. 깨진 타일, 찢어진 벽지, 외관에 흠이 있는 창틀, 매립장 등 이런 것은 하자도 아니였다. 건설 자재가 그대로 박혀 있는 거실 벽면, 거실 밖 외관은 금이 가 있어 언제 깨진 돌이 떨어질 지 모르는 상태, 창문에 창틀은 붙이다가 말고 그냥 두어 흉물스럽고, 화장실 한쪽 벽에는 타일을 붙이다가 깨졌는데. 어차피 못 보고 하자 신청 안하면 그냥 넘기고 하자 신청하면 그 때 처리하려는 것인지 타일이 깨진 부분에는 다른 부분과 달리 실리콘 처리도 하지 않았다. 집사람은 하자 신청하면 처리해 준다며 아직 새집에 이사 올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처음 하자 신청한 후 4달 정도 된 지금 아내는 “이 집 팔고 이사갈까? 집에 정이 안 간다.”는 말을 자주 한다. 대기업 브랜드의 아파트라 기대하고 믿었는데. 대기업의 횡포에 지금은 하자보수 신청하는 것조차 이번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두려움을 느낀다.
하자보수 신청을 해도 방관한다. 2~3달이 지나 하자 보수를 위해 방문하면 “화장실에 물이 고여도 하자가 아니다.”라고 식으로 고쳐 주지 않는다. 또는 고쳐는 주는 데 “욕실 신발이 있으면 문이 닫히지 않게 고쳐진다.” “지금은 이 부품이 들어오지 않아 고치면 옆 부분과 차이가 나게 고쳐진다.” 등으로 고치지 않는 것을 유도한다.

“왜? 바닥이 틀어져 있는데 하자가 아니나요? 왜? 바닥 밑에 시멘트가 차 있지 않아 바닥이 들리는데 하자가 아니나요?” 항의해서 고쳐 주는 경우도 간혹 있다. 평일 주중에 연로한 장모님만 계실 때 하자 보수가 왔을 때 “신청하신 건은 하자가 아니다”라는 답변만 하고 같다는 것이다. 이후 하자 신청 앱에 확인해 보니 다른 건을 포함하여 하자 보수도 않고 처리 완료가 되어 있다. 입주 후 아파트를 산책하며 하자신청을 해도 하자가 아니라고 전혀 고쳐 주지 않는다는 어느 노부부의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나처럼 항의하고 따져도 고쳐 주지 않는데 어르신들 입주 세대는 아예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AS센터에 신청한 지 3달이 넘어도 방문하여 확인조차 확인하지 않는 것에 항의하면 하자 신청이 많이 그렇다 양해 부탁한다는 무책임한 말만 반복한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자신의 전용부분 하자와 분투할 뿐 지하 주차장에 방수가 되지 않아 물이 세는 것, 아파트 공용부분의 대리석 깨짐 등 공용부분 하자는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무책임한 시공과 하자에 대한 대응에도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입주민들 덕분에 공론화되지 못한다.

부실시공, 대기업의 횡포 등 건설사에 대한 수많은 기사에도 변하지 않는 무책임함에 “우리 아파트는 무너지지 않게 완공되었다.”, “다른 아파트처럼 배관이 터져 물바다는 안됐다.”라는 자위하는 입주민도 많다. 나 역시도 ‘말바우 하자와 어울림’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면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수많은 하자 때문에 고통받는 입주자들의 포기를 유도하기 보다는 책임감 있는 시공과 하자보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