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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23 09:05
작품과 사생활, 무엇이 우선일까?
 글쓴이 : 허성환 (223.♡.130.181)
   작품과 사생활, 무엇이 우선일까.hwp (27.5K) [7] DATE : 2017-02-23 09:05:22
작품과 사생활, 무엇이 우선일까?

  아직 한 해의 시작이지만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케이시 애플렉 주연의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꼽겠다. 내용도 좋지만 케이시 애플렉의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덕분에 그는 제74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시상자인 브리 라슨은 일체 인사도 없이 상만 건네고 돌아섰다. 그의 성추행 고소 사건 때문이다. 그는 2010년 호아킨 피닉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I’ll Still Here> 촬영당시 유일한 여성 스탭이었던 촬영감독 막달레나 고프카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도 그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 주 멀고 먼 베를린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우리나라 여배우 김민희씨가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다. 영화팬으로서 정말 흥분됐다. 강수연, 전도연에 이은 국제영화제 수상도 반가웠고 무엇보다 한국 영화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영화 내용이 본인들의 불륜을 다룬 것이기도 하거니와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감정과 입장만 전달하고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도덕적 시선 때문이다. 영화는 다음 달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과연 사람들은 어떤 시선을 보낼까?

  흔히 예술가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고 한다. 작품 세계는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사생활을 이해하는 것 모두를 포함하는 말이다. 때로는 비도덕적인 사생활에도 뛰어난 창작활동으로 그런 것들이 용납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로뎅과 까미유 클로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26살이나 차이나는 이 예술가들은 너무나 사랑했지만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뎅은 영원한 자신의 뮤즈인 까미유 클로델 대신 자신의 아들을 낳은 다른 여성을 선택했다. 물론 사랑해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곁에서 물심양면 도움을 주고 오랜 시간 함께 해준 의리 때문이었다. 까미유 클로델은 정신 병원에서 생을 마쳐야 했지만 로뎅의 사랑은 오로지 그녀뿐이었다. 로뎅은 세기의 예술가였지만 사랑이 꼭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 자신의 양심에 질문을 던진 후 도덕적 선택을 했다.
 
  연예인을 공인으로 볼 것인가 하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연예인을 공인의 범주에 넣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의 작품이나 연기자들의 연기를 사생활의 도덕적 잣대까지 들이대며 바라볼 것인지 ‘작품’ 자체로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늘 있어왔다.

  그들의 예술은 훌륭하다. 그들의 삶 역시 그러했으면 하는 건 팬들의 욕심일까?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리 챈들러와 케이시 애플렉의 얼굴이 겹쳐 보이고, 김민희씨의 얼굴에서 불륜이 연상되고 이병헌의 얼굴의 보면 로맨틱, 성공적이라는 단어가 연상된다. 우리가 잘못 된 것일까? 결국 논쟁의 끝은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의해서 결정될 일이다.

 농협구미교육원 허성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