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예술가의 삶…어린 장애학생들 희망 품었으면”
여섯명으로 구성된 발달장애인 예술단 ‘그린앙상블’
남구 공공형 복지 일자리 연계 창단…장애 선입견 비치지 않게 노력
전국대회 수상 경력…18일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 축제’ 본선 무대
남구 공공형 복지 일자리 연계 창단…장애 선입견 비치지 않게 노력
전국대회 수상 경력…18일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 축제’ 본선 무대
![]() 발달장애인 6명으로 이뤄진 그린앙상블이 지난달 ‘제13회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해 연주하고 있다. <남구장애인복지관 제공> |
음표가 새겨진 흰 셔츠와 화려한 연노랑 캉캉 원피스를 입은 여섯 명의 음악가가 조명 아래 서 있다. 각자 악기 앞에 자리 잡은 이들은 작은 떨림 속에서 큰 숨을 들이마신다. 잠시 후 봉고 연주자가 음악의 서막을 알리자, 이들은 가만히 눈을 감고 악기에 호흡을 불어넣는다.
남구장애인복지관 남구장애인예술단 소속 ‘그린 앙상블’은 여섯 명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팀이다. 2023년 남구 공공형 복지 일자리와 연계해 창단됐다.
악장 지영준(32·바이올린)씨를 비롯해 정기림(25·피아노), 강한울이(23·드럼), 박정환(23·더블베이스), 이가은(25·플루트), 양태환(20·봉고·팀 발레스)으로 이뤄졌다. 단원 모두 광주대와 광신대 음악학과를 졸업했거나 재학 중인 예술 전공생이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지난달 ‘제8회 전국 실용&생활 음악콩쿠르 앙상블’과 ‘제23회 광신대 음악콩쿠르 관현악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제13회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실용음악 부문 은상도 수상했다. 오는 18일에는 ‘제9회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 축제(GMF)’ 본선 무대에 오른다.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은 보이지 않는 노력과 땀에서 비롯됐다.
팀의 음악감독은 연주자 정기림 양의 어머니이자 전 광주시향 비올라 연주자 김은영 씨다. 김 감독은 합주에서 누구보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앙상블을 지도한다. ‘예술인이 되고자 한다면 돈과 연습, 시간을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는 김 감독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앙상블은 단원 간 ‘호흡’을 가장 중시한다.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게 합을 맞추는 과정이 가장 힘들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개인의 역량 부족이 무대에서 실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월급의 80%를 개인 연습비로 사용하는 등 더 나은 무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연습이 없는 날이면 단원들은 부모에게 “오늘은 왜 연습 안 가요?”, “우리 공연은 또 언제 해요?”라고 물을 정도로 공연에 대한 열정이 크다. 모두가 ‘무대 체질’이라 연습에서 자주 틀리던 구간도 무대에 서면 완벽히 해낸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곳이 있고, 음악으로 함께할 동료가 있다는 자체가 큰 힘이라고 단원들은 이야기한다.
“팀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음악을 하고 싶어도 설 수 있는 무대나 소속된 단체가 없어 늘 갈망만 했습니다. 장애인 공공 일자리 대부분이 부품 조립, 환경 정비, 요양원 보조업무처럼 몸으로 하는 일이었죠. 이제는 각종 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활동하고, 지역 주민과 음악으로 소통하면서 꿈꾸던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영준 악장은 “항상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전문 팀이 되고 싶다”며 “우리를 보며 다른 장애예술인과 어린 장애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남구장애인복지관 남구장애인예술단 소속 ‘그린 앙상블’은 여섯 명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팀이다. 2023년 남구 공공형 복지 일자리와 연계해 창단됐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지난달 ‘제8회 전국 실용&생활 음악콩쿠르 앙상블’과 ‘제23회 광신대 음악콩쿠르 관현악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제13회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실용음악 부문 은상도 수상했다. 오는 18일에는 ‘제9회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 축제(GMF)’ 본선 무대에 오른다.
팀의 음악감독은 연주자 정기림 양의 어머니이자 전 광주시향 비올라 연주자 김은영 씨다. 김 감독은 합주에서 누구보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앙상블을 지도한다. ‘예술인이 되고자 한다면 돈과 연습, 시간을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는 김 감독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앙상블은 단원 간 ‘호흡’을 가장 중시한다.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게 합을 맞추는 과정이 가장 힘들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개인의 역량 부족이 무대에서 실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월급의 80%를 개인 연습비로 사용하는 등 더 나은 무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연습이 없는 날이면 단원들은 부모에게 “오늘은 왜 연습 안 가요?”, “우리 공연은 또 언제 해요?”라고 물을 정도로 공연에 대한 열정이 크다. 모두가 ‘무대 체질’이라 연습에서 자주 틀리던 구간도 무대에 서면 완벽히 해낸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곳이 있고, 음악으로 함께할 동료가 있다는 자체가 큰 힘이라고 단원들은 이야기한다.
“팀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음악을 하고 싶어도 설 수 있는 무대나 소속된 단체가 없어 늘 갈망만 했습니다. 장애인 공공 일자리 대부분이 부품 조립, 환경 정비, 요양원 보조업무처럼 몸으로 하는 일이었죠. 이제는 각종 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활동하고, 지역 주민과 음악으로 소통하면서 꿈꾸던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영준 악장은 “항상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전문 팀이 되고 싶다”며 “우리를 보며 다른 장애예술인과 어린 장애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