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제조업체 63% “중국산 공세에 매출·실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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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제조업체 63% “중국산 공세에 매출·실적 영향”
광주상의 조사…판매 단가 하락 압박·내수거래 감소 등 우려
기술 격차도 추월 당했거나 비슷해졌다 답변도 과반 넘어서
저가·물량 공세 정부 차원 보호 대책, 연구·개발 지원 필요
2024년 08월 06일(화) 20:40
중국산(産) 제품의 물량 공세에 지역 제조업체들의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역 제조업 10곳 중 6곳은 이미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공세에 피해를 받고 있거나 적지 않은 시간 내에 매출과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중국 제조기업들의 기술력이 급상승하고 있는 데다 중국 내 완제품 재고율도 높아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5일 광주상공회의소가 지역 15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22.4%가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실제 매출·수주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현재 영향은 없으나 향후 피해 예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0.1%나 됐다.

지역 제조업체들이 현재 겪고 있거나 향후 가장 우려되는 것은 ‘판매 단가 하락 압박’이었다. 응답 기업 62.1%가 이에 대한 피해를 우려했는데, 아무래도 저렴한 인건비, 재료값 등으로 국산에 비해 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이 많아지면서, 거래처들의 단가 하락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은 ‘내수거래 감소’(46.3%)와 ‘중국 외 해외판매 부진’(30.5%), ‘대(對) 중국 수출 감소’(13.7%)을 우려했고, 심지어 ‘실적 부진에 따른 사업축소·중단’(12.6%)을 걱정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과거 ‘B급’ 혹은 ‘불량품’ 취급을 받았던 중국 제품들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간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품질경쟁력이 어떻게 변화했는 지에 대한 질문에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응답비율은 5.9%였지만, ‘비슷한 수준까지 추격당했다’와 ‘우위에 있으나 기술격차 축소’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25.7%, 36.2%나 됐다.

아직까지 중국보다 품질과 기술력에 우위에 있는 기업들조차 대부분 중국의 추월 시기를 5년 이내(1년 이내 4.9%, 2~3년 이내 23.1%, 4~5년 이내 41.3%)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최근 중국 내 완제품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중국이 광주·전남 수출 2위이라는 점도 지역 제조업체들에게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완제품 재고율은 코로나 기간 소비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20년 10월 6.94%에서 2022년 4월 20.11%로 급상승했다. 이후 중국 기업이 과잉 생산된 재고를 해외에 저가로 수출하며 재고율은 2023년 11월 1.68%까지 떨어졌으나, 중국이 좀처럼 경기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난 6월 기준 4.67%로 높아진 상태다.

중국의 추격에 지역 제조업체들의 대응방안으로는 ‘고부가 제품 개발 등 품질향상’(55.9%)로 가장 많은 응답비율을 기록했다.

뒤이어 ‘신규 수출시장 개척·공략’(30.3%), ‘제품 다변화 등 시장 저변 확대’(29.6%), ‘현지 생산 등 가격경쟁력 확보’(21.2%) 등 순이었는데 ‘대응전략 없음’ 비율도 13.8%나 됐다.

기업들이 꼽은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 대응하기 위한 정부 및 관계기관들의 지원 정책은 ‘국내 산업 보호조치 강구’가 38.2%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연구개발(R&D) 지원 확대’(32.9%), ‘신규시장 개척 지원’(32.2%), ‘무역금융 지원 확대’(12.5%), ‘FTA 관세 혜택 활용 지원’(11.2%) 등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가뜩이나 내수부진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중국 제품들의 제품 떠밀기에 지역 업체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설비투자 지원 및 보조금 확대 등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기업들도 자구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상의가 전국 제조기업 222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 기업의 27.6%가 중국 제품의 저가 수출로 실제 매출·수주 등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고, 현재까지는 영향이 없으나 향후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기업이 42.1%로 우리 지역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수출기업의 37.6%는 ‘실적에 영향이 있다’고 답해 같은 응답을 선택한 내수기업(24.7%)을 크게 앞서면서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따른 피해는 국내 내수시장보다 해외 수출시장이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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