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 공사기간 늘고 외국인 많아 숙련 근로자 부족
지역 건설업계 경영난 원인은?
레미콘 업계 ‘8시간·주 5일 정책’
선행작업 3~4일 연기로 기간 늘어
건축비·분양가 상승에 수요 감소
외국인 근로자 비중 50%까지
경험 부족에 숙련도 크게 떨어져
레미콘 업계 ‘8시간·주 5일 정책’
선행작업 3~4일 연기로 기간 늘어
건축비·분양가 상승에 수요 감소
외국인 근로자 비중 50%까지
경험 부족에 숙련도 크게 떨어져
![]() 광주 서구 마륵동 아파트건설현장.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최근 건설 경기 불황 속에서 레미콘 운송업계 등 필수 요소 및 자재 비용 증가, 고질적인 인력난 등이 지역 건설업체들을 더 옥죄고 있다.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건축비가 올라가는 부담은 고스란히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요 감소를 초래해 다시 건설업체 경영난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만이 아니라 정부, 지자체가 필수 요소 및 자재 비용을 줄이면서 숙련 근로자들을 건설현장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건설업 비중이 높은 광주·전남의 경우 건설업계의 도미노 부도를 막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와 함께 건설업체들의 자구 노력도 이미 시작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조업, 금융업 등 건설업을 대체할 수 있는 산업의 유치와 육성을 통해 건설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역경제의 체질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 운송업계는 최근 이른바 ‘8·5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하루 8시간 노동에 주5일 근무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사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건설업체는 하소연하고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 건설현장은 철근·배근→유로폼→콘크리트 타설작업 순으로 이뤄지는데, 레미콘 운송업체가 주말 휴무에 들어가면서 선행 작업이 길게는 3~4일 연기되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광주를 비롯한 전남 동부권에서는 2년 전부터 레미콘 운송업체의 주 5일 근무가 정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레미콘 없이는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건설업계도 레미콘 운송업체의 주 5일 근무제를 받아들였다. 최근 철회됐던 레미콘 총파업이 결국 운송비 인상으로 타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 연장, 재입국 등이 제 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건설현장에서는 심각한 숙련 근로자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하는 ‘분기별 퇴직공제 피공제자 동향’에 따르면 올 3월 건설 주요 직종의 내·외국인 비율은 내국인 80.6%, 외국인19.4%로 조사됐다. 그러나 형틀목공의 경우 내국인이 60.2%, 외국인이 39.8%, 철근공은 내국인 60.7%, 외국인 39.3%로, 3D 직종의 외국인 비율이 높았다.
이렇듯 건설현장 내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은 늘었지만, 건설업계는 이들을 오랜 기간 고용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현재 국내 건설현장 외국인 근로자는 최장 4년 10개월 체류가 가능한 E9 비자 혹은 3년 체류가 가능한 E7 비자를 보유한 이들이 대다수다. 오랜 경험을 쌓아 실력을 발휘하기엔 짧은 기간이다. 무엇보다 비자를 갱신하려면 외국인 근로자가 출국 후 재입국해야 하지만, 한국으로 취업하려는 이들이 많은 탓에 사실상 재입국은 불가능한 상태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점을 들어 ‘숙련기능인력 비자’(E7-4)에 지자체 추천제를 도입해, 기본 3년 근무 후 국내에서 비자를 갱신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가 모두 결국 공사 기간을 늘려 건축비를 상승시킨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고민이다.
지난 25일 오전께 찾은 광주 도심의 한 아파트단지 신축 공사현장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하층 공사가 한창인 이곳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안전모와 안전 조끼를 착용하고, 못이 가득 든 벨트를 찬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마에 흐르는 땀 방울을 훔치며 연신 망치질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작업에 투입된 인원은 모두 180명, 이중 30%가량인 60여 명이 아시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로 구성돼 있었다. 지하층 공사가 끝나고 지상층 작업이 시작되면 현장 투입 인원이 300명까지 늘어나게 되며, 이 시기부터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50%에 이른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대다수 외국인 근로자가 맡고 있는 형틀 목공일은 최소 10㎏이 훌쩍 넘는 무거운 자재를 옮기며, 망치질을 해야 하는 탓에 내국인들이 기피해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지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적어도 5년 이상은 일해야 숙련공이라 볼 수 있는데, 외국인 근로자 비자는 길어야 4년 정도에 불과하다”며 “숙련도가 떨어지니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데다 최근 레미콘 운송업계의 비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공사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 관계자는 “주말 휴무로, 공기가 길어지고 공사비도 그만큼 증가하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도 전가된다”며 “외국인 근로자 비자 문제도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건축비가 올라가는 부담은 고스란히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요 감소를 초래해 다시 건설업체 경영난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만이 아니라 정부, 지자체가 필수 요소 및 자재 비용을 줄이면서 숙련 근로자들을 건설현장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레미콘 운송업계는 최근 이른바 ‘8·5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하루 8시간 노동에 주5일 근무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사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건설업체는 하소연하고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 건설현장은 철근·배근→유로폼→콘크리트 타설작업 순으로 이뤄지는데, 레미콘 운송업체가 주말 휴무에 들어가면서 선행 작업이 길게는 3~4일 연기되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 연장, 재입국 등이 제 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건설현장에서는 심각한 숙련 근로자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하는 ‘분기별 퇴직공제 피공제자 동향’에 따르면 올 3월 건설 주요 직종의 내·외국인 비율은 내국인 80.6%, 외국인19.4%로 조사됐다. 그러나 형틀목공의 경우 내국인이 60.2%, 외국인이 39.8%, 철근공은 내국인 60.7%, 외국인 39.3%로, 3D 직종의 외국인 비율이 높았다.
이렇듯 건설현장 내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은 늘었지만, 건설업계는 이들을 오랜 기간 고용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현재 국내 건설현장 외국인 근로자는 최장 4년 10개월 체류가 가능한 E9 비자 혹은 3년 체류가 가능한 E7 비자를 보유한 이들이 대다수다. 오랜 경험을 쌓아 실력을 발휘하기엔 짧은 기간이다. 무엇보다 비자를 갱신하려면 외국인 근로자가 출국 후 재입국해야 하지만, 한국으로 취업하려는 이들이 많은 탓에 사실상 재입국은 불가능한 상태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점을 들어 ‘숙련기능인력 비자’(E7-4)에 지자체 추천제를 도입해, 기본 3년 근무 후 국내에서 비자를 갱신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가 모두 결국 공사 기간을 늘려 건축비를 상승시킨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고민이다.
지난 25일 오전께 찾은 광주 도심의 한 아파트단지 신축 공사현장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하층 공사가 한창인 이곳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안전모와 안전 조끼를 착용하고, 못이 가득 든 벨트를 찬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마에 흐르는 땀 방울을 훔치며 연신 망치질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작업에 투입된 인원은 모두 180명, 이중 30%가량인 60여 명이 아시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로 구성돼 있었다. 지하층 공사가 끝나고 지상층 작업이 시작되면 현장 투입 인원이 300명까지 늘어나게 되며, 이 시기부터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50%에 이른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대다수 외국인 근로자가 맡고 있는 형틀 목공일은 최소 10㎏이 훌쩍 넘는 무거운 자재를 옮기며, 망치질을 해야 하는 탓에 내국인들이 기피해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지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적어도 5년 이상은 일해야 숙련공이라 볼 수 있는데, 외국인 근로자 비자는 길어야 4년 정도에 불과하다”며 “숙련도가 떨어지니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데다 최근 레미콘 운송업계의 비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공사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 관계자는 “주말 휴무로, 공기가 길어지고 공사비도 그만큼 증가하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도 전가된다”며 “외국인 근로자 비자 문제도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