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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념의 달 - 김대성·제2사회부장
2024년 06월 11일(화) 21:30
묵념은 죽은 이가 평안히 잠들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숙연하게 마음속으로 비는 행위를 말한다. 영국과 미국에서 1910년대부터 행하던 추모 방식인 ‘잠깐의 묵상이나 기도(moment of silence)’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포르투갈에서 브라질의 리우브랑쿠 남작 주제 파라뉴를 기리며 1912년 2월 13일에 행했던 것이 첫 묵념행사로 기록되어 있다. 같은 해에 타이타닉호 침몰이라는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사고가 발생하자 큰 충격을 받은 영국에서는 추모의 의미로 묵념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이 대규모이자 공식적인 묵념의 시초가 아닌가 싶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겪고 묵념을 할 일이 많아지면서 영연방(英聯邦)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전통으로 굳어졌다.

우리나라에서 묵념이 공식의례가 된 것은 1946년, 늦게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인 듯하다. 이때의 묵념은 일제강점기를 벗어나기 위해 싸우다 희생된 독립투사를 위한 것이었으나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북한과의 교전에서 희생된 전몰자를 위한 성격이 커졌다. 공식행사에서 묵념에 앞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이유에서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두 표현 모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뜻한다. 굳이 구별하자면 순국선열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벌이다 순국한 분들로 주로 일제강점기에 항거한 독립투사를 이르며, 호국영령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쟁터에서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분들의 영혼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발적으로 나라를 위해 싸웠는지 혹은 국가의 부름을 받아 나섰는지에 따른 구분이지 의미는 큰 차이가 없다.

1일 의병의 날, 6일 현충일, 15일 제1연평해전 기념일, 25일 6·25전쟁일, 29일 제2연평해전 기념일 등이 있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평안하지 못한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평화로운 세상이 오면 좋겠지만 그런 날을 바라기 어려운 만큼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을 만든 이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보훈에 더욱 신경 써야 하겠다.

/김대성·제2사회부장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