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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 진화를 이끈 7가지 키워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인류 진화의 일곱 걸음- 패멀라 S.터너 지음 장한라 옮김
2024년 04월 12일(금) 00:00
“이 행성은 확고한 중력의 법칙에 따라 순환하는 동안, 너무나 단순한 데서 시작해 가장 아름답고도 놀라운 것들을 끊임없이 만들어왔고, 또 지금도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

1859년 ‘종의 기원’을 펴내며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의 말이다. 호미닌(Hominin)은 ‘인간과 인간의 모든 조상 종(種)’을 의미한다. 800만여 년 전 동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살던 유인원, 인간의 머나먼 조상은 어떠한 진화과정을 거쳐 현재의 ‘호모 사피엔스’, 현생 인류에 이르렀을까? 호미닌의 진화는 다윈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지대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과학 논픽션 작가 패멀라 S. 터너는 현생 인류의 진화 여정을 ‘일어서다’→‘돌을 깨부수다’→‘머리가 커지다’→‘하이킹에 나서다’→‘바비큐를 발명하다’→‘말하기 시작하다’→‘이야기꾼이 되다’ 등 7단계로 나눠 풀어나간다. 첫 번째 단계는 두 발로 ‘일어서다’이다. 탄자니아에서 발견된 370만 년 전 발자국 화석은 영장류의 직립 보행을 증명하는 물증이다. 두 번째 단계는 돌 도구의 사용이다. 340만 년 전에 ‘최첨단 기술’인 돌 도구로 고기를 잘랐고, 240만 년 전에는 새로운 종인 호모 하빌리스(손쓴 사람)가 등장한다. 이들의 도구 기술은 ‘올도완 양식’이라 불린다. 호모 에렉투스는 ‘아슐리안 도구’(주먹도끼)를 발명했다. 이처럼 도구사용과 사회활동을 통해 ‘채취 약탈자’인 초기 인류조상은 진화를 거듭하게 된다.

세 번째 단계는 뇌 평균 부피의 증가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450㎖)에서 150만년 후인 호모 하빌리스(610㎖), 다시 60만년 뒤 호모 에렉투스(980㎖)를 거치며 뇌 평균 부피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 열량이 풍부한 식단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진화다. 네 번째 단계는 기후변화에 의한 가혹한 환경에 처하자 ‘자신이 태어난 고향 대륙을 떠나, 그 어떤 호미닌도 가본적 없는 곳으로 담대하게 향했던’ 이주(移住)다. 이후 이어지는 불과 언어의 사용, 그리고 스토리텔링은 현생 인류의 밑바탕을 형성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에서 진화해온 수많은 종(種)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고생물 예술가 존 거치가 그린 ‘남성 네안데르탈인’.


독자들은 장구한 시간에 걸친 인류의 진화과정을 활자로 읽어가며 고생물예술가 존 거치의 그림, 다양한 화석사진을 통해 공감적으로 머릿속에 그려나갈 수 있다.

호모 에렉투스와 호빗,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은 모두 멸종했다. 현생 인류는 지구상 유일한 호미닌이다. 호모 하빌리스의 생존전략은 ‘공유’과 ‘협동’이었다. 180만 년 전 동정심을 품었던 호모 에렉투스는 자선활동의 조상이라 할 수 있다. 현생 인류의 장점은 의사소통과 협동을 통한 ‘집단적인 지적 능력’이다. 저자는 결론 ‘지배하다’에서 기후 위기 등을 해결하기 위한 인간의 ‘협동하는 능력’을 강조한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하나의 종(種)입니다.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힘은 우리를 갈라놓는 힘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개화석을 중앙에 두고 제작한 30만 년 전 주먹도끼. <롤러코스터 제공>


또한 저자는 단순히 인류의 진화역사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인종이 문화적 개념이지, 생물학적인 실체가 아니라는 ‘작가의 말’은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700만 년 전 비롯된 최초의 호미닌 ‘진화’의 발걸음은 인종전쟁과 이념갈등, 기후위기 등 현재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는 듯 보인다. <롤러코스터·1만76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