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아트로 ‘오월 광주’ 표현하고 싶어”
‘인생’ 공연 마친 ‘샌드아티스트’ 채승웅
쌓았다 무너지는 ‘모래의 미학’
‘음악적 시각화’로 그림 재미 더해
한붓 그리기 등 새로운 작법 관심
한 작품당 3~5분…영상으로 남겨
쌓았다 무너지는 ‘모래의 미학’
‘음악적 시각화’로 그림 재미 더해
한붓 그리기 등 새로운 작법 관심
한 작품당 3~5분…영상으로 남겨
![]() 지난 5일 광주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공연 ‘인생’을 앞두고 리허설을 진행하는 채승웅 씨의 모습. |
모래라는 붓을 이용해 한폭의 수채화를 그리는 것 같았다. 주먹을 쥐락펴락하자 고운 입자들은 라이트 박스 위로 흘러 내렸고 이내 정교한 눈동자와 머리카락 등을 만들어 냈다.
지난 5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펼쳐진 샌드아티스트 채승웅이 출연한 ‘인생’은 흥미롭고 이색적이었다.
샌드아트와 오케스트라, 성악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희로애락’이라는 네 가지 주제에 맞춰 펼쳐졌다. 기억을 잃었던 한 남자가 점차 가족과 인생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내용을 클래식, 성악으로 표현한 것.
서사와 맞물려 샌드아티스트 채승웅 씨가 즉석에서 표현한 ‘모래 그림’은 음악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샌드아트는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쉽게 입문할 수 있는 장르라고 봅니다. 붓이나 연필 등으로 그리는것과는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죠. 샌드아트에서 중요한 요소는 순발력과 상상력인것 같아요, 대학(중앙대 문예창작과)에서 ‘소설 창작’을 전공했던 이력도 도움이 됐죠”
채 씨는 중국 태원 샌드아트 경연대회 등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동안 광주·전남 지역에서 수십 회 공연했으며, 5·18을 모래로 표현하는 작품을 만들어볼 만큼 광주에 대한 애착도 크다.
그는 최근 아이스크림 스푼, 종이컵 등 이색적인 도구로 모래를 떨어뜨리거나 ‘한 붓 그리기’처럼 끊어지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등, 새로운 작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샌드아트의 외연을 확장해 대중과 SNS로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그가 모래로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 데 드는 시간은 3~5분이면 충분했다. 작업이 끝나면 영상, 사진으로 작품을 남긴다. 이어 바로 모래로 작품을 덮어 다른 그림의 토대가 되게 한다.
완성작을 부수는 것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채 씨는 “이합집산일 뿐이다. 모래들을 모았다 흐트러트리는 것은 바로 샌드아트의 매력인 것 같다. ‘영속성’ 없는 순간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작품들은 모래를 고정시키거나, 사진이나 영상물로 남겨 SNS에 영구 보존하는 경우도 있다.
그에게서 직접 도형, 선묘법, 인물 표현 등 샌드아트의 기초를 배워보았다. 순식간에 학, 인물, 설산 등을 표현하는 모습이 얼핏 ‘해볼만 하다’고 느껴졌지만, 막상 모래를 쥐니 손끝의 감각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한편 이번 공연에서는 주인공의 서사와 맞물린 클래식 음악들도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서곡으로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25번 G단조’, 슈만 곡 ‘피아노 사중주 47번 E플랫 장조’가 관객들을 만났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 가곡 ‘첫사랑’과 ‘얼굴’은 고규남(테너), 박수연(소프라노) 등이 불렀다.
올해 탄생 150주기를 맞은 라흐마니노프의 ‘꿈’, 차이코프스키 ‘당신을 사랑합니다’도 들을 수 있었다. ‘시간에 기대어’, ‘인생’은 클라빌레 연주단과 윤병길 테너가 불렀으며 포레의 ‘꿈 꾸고 난 후’, 쇼팽 ‘녹턴’, 토스티 ‘새벽은 빛으로부터’도 레퍼토리에 있었다. 예술감독에 전남대 음악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윤한나.
“흘러가는 세상사를 표현하기에 모래가 제격인 것 같아요. 앞으로 광주의 5월과 민중항쟁사, 상흔 등을 모래로 표현해보고 싶어요. 여전히 광주를 지탱하고 있는 살아 있는 민주정신을 모래로 형상화해보고 싶습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지난 5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펼쳐진 샌드아티스트 채승웅이 출연한 ‘인생’은 흥미롭고 이색적이었다.
샌드아트와 오케스트라, 성악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희로애락’이라는 네 가지 주제에 맞춰 펼쳐졌다. 기억을 잃었던 한 남자가 점차 가족과 인생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내용을 클래식, 성악으로 표현한 것.
“샌드아트는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쉽게 입문할 수 있는 장르라고 봅니다. 붓이나 연필 등으로 그리는것과는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죠. 샌드아트에서 중요한 요소는 순발력과 상상력인것 같아요, 대학(중앙대 문예창작과)에서 ‘소설 창작’을 전공했던 이력도 도움이 됐죠”
그는 최근 아이스크림 스푼, 종이컵 등 이색적인 도구로 모래를 떨어뜨리거나 ‘한 붓 그리기’처럼 끊어지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등, 새로운 작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샌드아트의 외연을 확장해 대중과 SNS로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그가 모래로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 데 드는 시간은 3~5분이면 충분했다. 작업이 끝나면 영상, 사진으로 작품을 남긴다. 이어 바로 모래로 작품을 덮어 다른 그림의 토대가 되게 한다.
완성작을 부수는 것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채 씨는 “이합집산일 뿐이다. 모래들을 모았다 흐트러트리는 것은 바로 샌드아트의 매력인 것 같다. ‘영속성’ 없는 순간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작품들은 모래를 고정시키거나, 사진이나 영상물로 남겨 SNS에 영구 보존하는 경우도 있다.
그에게서 직접 도형, 선묘법, 인물 표현 등 샌드아트의 기초를 배워보았다. 순식간에 학, 인물, 설산 등을 표현하는 모습이 얼핏 ‘해볼만 하다’고 느껴졌지만, 막상 모래를 쥐니 손끝의 감각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한편 이번 공연에서는 주인공의 서사와 맞물린 클래식 음악들도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서곡으로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25번 G단조’, 슈만 곡 ‘피아노 사중주 47번 E플랫 장조’가 관객들을 만났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 가곡 ‘첫사랑’과 ‘얼굴’은 고규남(테너), 박수연(소프라노) 등이 불렀다.
올해 탄생 150주기를 맞은 라흐마니노프의 ‘꿈’, 차이코프스키 ‘당신을 사랑합니다’도 들을 수 있었다. ‘시간에 기대어’, ‘인생’은 클라빌레 연주단과 윤병길 테너가 불렀으며 포레의 ‘꿈 꾸고 난 후’, 쇼팽 ‘녹턴’, 토스티 ‘새벽은 빛으로부터’도 레퍼토리에 있었다. 예술감독에 전남대 음악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윤한나.
“흘러가는 세상사를 표현하기에 모래가 제격인 것 같아요. 앞으로 광주의 5월과 민중항쟁사, 상흔 등을 모래로 표현해보고 싶어요. 여전히 광주를 지탱하고 있는 살아 있는 민주정신을 모래로 형상화해보고 싶습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