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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만에 정신적 피해 인정받은 5·18 유가족들
2023년 05월 31일(수) 00:00
5·18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일인 지난 18일 의미 있는 판결이 내려졌다. 광주지법 민사 14부는 5·18 민주유공자와 유가족 등 315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 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청구 금액 가운데 50~89%를 인정해 정부가 유족들에게 800만 원~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에는 5·18 당시 ‘꼬마 상주’ 영정 주인공인 조사천(당시 34세)씨 유족과 헌혈을 마친 후 계엄군의 총탄에 희생된 박금희(당시 17세) 양 가족, 시민들을 구타하는 계엄군에게 항의하다 폭행당해 후유증으로 1983년 세상을 떠난 차종성 씨 유가족 등이 참여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기념식을 마친 후 참배했던 전영진·정윤식 열사 유가족도 함께했다.

정부는 그동안 ‘민법상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 배상 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며 소멸 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들이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장애 사유가 있었다”며 “정부는 공권력을 남용해 직무상 불법 행위로 피해를 입은 가족들에 대해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반가운 판결이지만 5·18 유가족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를 43년 만에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때늦은 감이 있다.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던 아들은 어느덧 40대 후반의 중년 나이에 이르렀다. 1980년 5월, 계엄군의 총탄에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일부 유가족은 43년째 행방불명 상태인 가족들을 애타게 찾고 있다.

정부는 5·18의 완전한 진상 규명으로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 43년 전 국가 폭력으로 인한 광주·전남 지역민의 깊은 상처를 하루빨리 아물게 해 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