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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어 안가요”…우후죽순 작은도서관 시민 외면
광주에만 공립·사립 등 400개 넘어…내실있는 운영 안된채 방치
사립 13곳 연간 이용자 ‘0명’…예술·문화·놀이 복합공간 활용을
2023년 03월 30일(목) 20:10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지역에 ‘작은 도서관’이 400개를 넘어섰지만 내실 있는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조성된 작은 도서관을 줄이기 보다는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특색에 맞춰 예술과 문화 오락, 놀이가 결합된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에 설치된 작은 도서관은 총 417곳(동구 43곳, 서구 78곳, 남구 78곳, 북구 102곳, 광산구 116곳)에 달한다.

작은 도서관은 지역민들에게 지식·정보와 다양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나 법인이 설립한 도서관으로 공공 도서관에 비해서 규모가 작고 자료도 다소 적은 편이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립’과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으로 나뉘는데 사립의 경우 관리 부실로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사례가 많다.

공립의 경우 지자체로부터 도서구입비와 인건비·프로그램비·운영비 등을 지원 받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지만, 그렇지 못한 사립은 시설과 운영면에서 열악한 곳이 대다수다.

특히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상 500세대 이상 아파트의 경우 작은 도서관 설치 의무화에 따라 전국에서 아파트 주거율이 가장 높은 광주는 아파트 내 사립 작은 도서관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작은 도서관들 대부분이 방치되거나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에 있는 ‘은빛마을 도서관’은 입구 안내문에 ‘도서관 시설 이용자가 저조해 봉사자 근무가 작년 12월 종료됐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용가능 시간 역시 오후 2시부터 2시간밖에 안돼 도서 대출을 원할 시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광산구 신가동의 ‘LH아름골 도서관’ 역시 문은 열려 있었지만 불이 꺼져 있었고 이용하는 이들도 없었다. 도서관 한 켠은 경비실 휴게실로 사용되고 있었고 수기로 적힌 대출 목록표에는 1월에는 4명, 2월에는 3명만 적혀 있었다.

서구 치평동 대우아파트 작은 도서관의 경우 아파트 주민 5명 중 4명이 “우리 아파트에 도서관이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이가 있는 주부마저도 도서관 위치 조차 알지 못했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연간 이용자 수가 한명도 없는 광주시내 작은 도서관은 13곳이나 됐다. 13곳 모두 사립이었다.

전문가들은 작은 도서관을 내실있게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의 특색에 맞게 지역예술가와 문화인들의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 작은 도서관 담당자는 “사립인 아파트 작은 도서관의 경우 지역 주민이 어느 정도 참여하느냐에 따라 활성화 정도가 나뉜다”면서 “운영하기에 따라 지역 커뮤니티 센터로 사용될 수도 있고 어르신들의 사랑방의 역할도 할 수 있다. 결국은 담당자의 역량이다”고 말했다.

실제 작은 도서관이 도서관에 국한되지 않고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되는 사례도 있다. 광산구 신촌원시인그림책마을 작은 도서관의 경우 마을 활동가들이 적극 나서 계절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마을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여행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또 인근 광주보건대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무인카페로도 운영할 계획이다.

남구 노대동 휴먼시아 2단지 ‘숲속작은도서관’ 역시 방과후 아이들이 찾을 수 있는 돌봄공간이 됐다. 학부모들이 영어 숙제를 돕고, 유치원 하원시간에 맞춰 데리러 가는 등 아파트 주민들의 적극 참여가 이뤄져 가능한 일이었다.

김기현 남부대 사회복지과 겸임교수는 “작은 도서관은 이제 독서 뿐 아니라 음악감상, 강의, 레크레이션 등 모두가 어울려 놀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작은 도서관에 ‘복지’를 접목시켜 노인들과 어린아이 부모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을 변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